마음 담은 교과서 배달ㆍ마스크 직접 제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이 새 학기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되는 등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전남교육 현장에 일선교사와 학부모들이 학생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일선 교사들이 섬 지역의 학생들에게 아직 전해주지 못한 교과서를 직접 찾아가 전달해주는가 하면, 온ㆍ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아이들 공부와 건강, 생활지도를 챙기느라 오히려 바쁘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개학 후 자녀들의 건강을 지켜줄 마스크 제작 재능 기부에 나서는 등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여수 금오도 여남중ㆍ고등학교 교사들은 지난 18일부터 두 팀으로 나눠 중요한‘임무’를 수행했다. 교사들은 어선을 동원, 금오도 인근 연도ㆍ하태도ㆍ안도 등 10개의 섬을 찾아 보자기에 싼 신학기 책을 나눠줬다. 연도에 사는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직접 찾아와 교과서도 주고, 학습과 생활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줘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목포서부유치원은 아직 등원하지 못하는 유아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유치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교실과 마당(꽃밭), 교사 사진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부모들에게 전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좋은 책도 문자로 안내했다.
무안 일로초등학교 교사들도 아이들 챙기기에 나섰다. 본교 12학급과 분교장 3학급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학급을 개설해 가정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활동지, 교사 편지까지 만들어 배부했다. 특히 지역 내 조손ㆍ한부모ㆍ다문화 가족 등 취약계층 학생에게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간단한 과자류 간식거리까지 챙겼다.
또한 진도 고성중학교는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화상 학급조회를 열어 학생들과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학생생활지도에 나서고 있다. 입학식이 미뤄져 아직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조차 모르는 1학년 신입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미리 얼굴을 익히며 낯선 중학교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목포덕인고등학교도 모범적으로 학생ㆍ학부모와 소통하고 있다. 1학년 김은경 교사는 반 학생들과 가정학습계획표를 만들어 날마다 인증샷을 올리게 하고 학습량도 체크하고 있으며 학부모와는 카톡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이밖에 구례 용방초의 가가호호 비대면 방문 교육 서비스, 광양중동초의 학습상담 콜센터 운영, 목포정명여중의 재미있고 건강한 온라인교실 등 도내 곳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따뜻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학부모들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붙여 나섰다. 함평학부모연합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개학할 때 ‘1인 1매’의 마스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수제 면 마스크 제작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재봉질과 마스크 패턴 뜨기, 필터 삽입 등의 기술을 배운 뒤 재료를 구해 분업과 협력을 통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교육현장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위기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런 노력과 열정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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