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세종시의 4ㆍ15 총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세종시는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1곳이던 선거구가 갑(남측), 을(북측) 2곳으로 늘었다.
관심이 집중된 남측 갑선거구는 홍성국(민주당)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민주당)과 김중로(미래통합당) 전 국회의원,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이 맞붙는다. 박상래 전 한솔고 교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세종) 민주당 대표는 홍 전 사장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갑구에선 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홍 후보에 대해 컷오프된 윤형권 전 시의원이 자격미달 문제를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저질 막말, 여성 비하 등으로 논란을 야기하는 함량 미달의 인물을 세종시에 전략공천 한 것은 잘못된 것임을 시인하고 홍 전 사장에 대한 공천을 철회해 달라”고 중앙당에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 최고위는 윤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2년 징계처분을 했다. 당에서 공천한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해당 행위’라는 판단에서다.
공천 철회가 아닌 징계 처분을 받은 윤 전 의원은 급기야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한 뒤 갑구로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전 의원은 “홍 후보의 상습적 여성 비하 발언과 막말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중징계 받았다”며 “누가 진짜 해당 행위를 했는지 시민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깃발만 달면 알아서 찍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심판하겠다”고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 갑구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민주당의 내홍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내부 분열이 지지세에 영향을 주는 데다 표가 갈라지면서 야당에 ‘어부지리’ 효과만 줄 수 있어서다.
통합당 김중로 의원도 본선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김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이른바 ‘셀프 제명’을 한 뒤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이에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13명이 의원총회를 열고 안철수계 등 비례대표 의원 9명을 제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후신인 민생당이 무효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최근 받아들여져 자동으로 민생당 당적을 얻게 됐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지난 19일 민생당을 탈당한 뒤 통합당에 입당했다. 통합당은 같은 날 김 전 의원에 대해 세종시 갑구 재공천을 확정했고,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됐다.
북측 을선거구는 3파전으로 굳어졌다.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과 미래통합당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민생당 정원희 세종도농공감융합연구원장이 본선에서 대결한다.
강 후보는 경선을 통해 이해찬 당 대표의 ‘복심’인 이강진 후보를 당당히 누르고 공천권을 거머쥐며 경쟁력을 검증 받았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정치 기획통으로 유명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후원회장을 맡아 힘을 얻고 있다.
통합당 예비후보였던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정책조정위원장은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결국 김 후보를 돕기로 결정해 당내 갈등은 피했다.
본선에 오른 후보들은 오는 26~27일 후보 등록을 한 뒤 다음달 2일부터 정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지역정치권 한 인사는 “세종시는 중앙부처가 밀집하고 국회세종의사당 설치까지 가시화되면서 ‘정치ㆍ행정의 1번지’로 부상했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세종시 10년의 미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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