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얌샘김밥’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게를 방문하는 바람에 2주간 문을 닫고 자가격리 됐다. 영업은 중단됐지만 임대료는 계속 빠져나가 영업 적자가 수백 만원에 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얌샘김밥 본부는 한 달치 임대료 160만원을 지원했다.
외출과 외식, 모임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가맹점 돕기에 나섰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87개 가맹본부(가맹점 수 8만4,548개)가 ‘착한 프랜차이즈’ 운동에 동참했다.
휴업을 하게 된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들은 임시휴업으로 폐기되는 식자재 비용을 모두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피트니스 프랜차이즈인 ‘커브스’는 매장 문을 닫는 기간 동안 본부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를 면제하고, 회원들의 이용 기간도 일시 정지해주기로 했다. 얌샘김밥은 피해가 큰 대구ㆍ경북 가맹점의 로열티를 3개월간 면제해주고, 모든 가맹점에 쌀과 방역 지원을 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운영하는 자동차정비 가맹본부인 블루핸즈와 오토큐는 전 가맹점에 대해 3개월치 로열티를 절반으로 깎아주고, 대구ㆍ경북 지역은 해당 기간 로열티를 면제하기로 했다. 맥주 전문점인 가르텐비어 운영사는 매장 방문객의 발길이 끊겨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자, 회사가 함께 운영하는 치킨퐁237 프랜차이즈를 활용해 배달 판매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을 지원할 경우 정책자금 대출 금리를 우대해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조만간 세부 지원 요건과 절차를 발표해 프랜차이즈 운영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커피프랜차이즈 메가커피 운영사인 앤하우스와 화상 간담회를 열고 “추가경정예산 통과로 착한 프랜차이즈에 대한 정책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며 “더 많은 가맹본부가 착한 프랜차이즈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위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한 앤하우스는 전국 가맹점에 현금 100만원과 방역물품을 지원했고, 대구와 경북 지역 가맹점에는 커피 1,000잔을 내릴 수 있는 원두(20㎏)를 지원한 것은 물론 2개월치 로열티도 면제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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