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화상회의… 美ㆍ加ㆍ브라질 등 참석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에 미국이 뛰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출렁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10개 산유국 연대체인 OPEC+가 6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감산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실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제르바이잔은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한 OPEC과 비(非)OPEC 장관회의에 초청받았다”며 “이 회의는 6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다”고 밝혔다. 또 “카르텔 밖 국가의 장관도 회의에 참석해 새로운 협력 선언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히 어느 국가를 지칭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브라질 등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사우디가 감산을 논의했다고 언급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얘기했다”며 “그들이 원유 1,0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뛴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증가율 기준 사상 최대다.
그러나 이후 푸틴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유가 상승폭은 곧 줄어들었다. 사우디 당국자가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캐나다, 멕시코 등도 감산에 동참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미국에 대한 감산 요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6일 화상회의에서도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감한 수요 감소분을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 전망기관들은 4~5월 원유 수요 감소폭이 하루 1,500만배럴에서 최대 2,0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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