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귀국한 ‘빅리거’ 최지만(29ㆍ탬파베이)이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를 다졌다.
최지만은 13일 인천 서구 위드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자가격리 기간) 집에서 푹 쉬었다”며 “시차 적응도 하고, 어머니 밥도 먹고,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귀국한 최지만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뒤 지난 8일부터 친형이 운영하는 이 곳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최지만은 올 시즌 도쿄올림픽의 해를 맞아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했고, 3월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올림픽 대표팀 사전 명단(111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무대는 현역 메이저리거가 출전하는 게 쉽지 않지만 최지만은 특별히 탬파베이 구단과 계약할 당시 올림픽 출전 보장 내용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올림픽 꿈은 코로나19로 1년 미뤄졌다.
내년 상황에 따라 올림픽 출전 여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지만은 “올림픽뿐 아니라 국가대표는 운동 선수로서 꼭 하고 싶다”며 “올림픽은 팀과의 문제가 아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허락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팀에서는 흔쾌히 허락을 했다”며 “팀과 계약할 때마다 국가대표 차출 내용을 계약서에 넣는다. 꼭 올림픽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빅리거 중 유일하게 귀국을 택한 최지만은 현재 캐치볼과 토스 배팅으로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구단 트레이너와는 한국시간으로 낮 12시에 영상 통화를 하며 몸 상태를 보고한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시설 폐쇄로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고 귀국 배경을 설명한 뒤 “한국에 온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집에만 있어도 가족이 있어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1년간 4월에 한국에 있는 것은 처음이라 어색하다”며 “벚꽃도 처음 봤다”고 미소 지었다.
최지만이 언제 미국으로 돌아갈지는 미정이다. 미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는 5월 23일께 출국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개막을 두고 ‘무관중 경기’, ‘애리조나 리그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는 “일단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선수도 돈 문제만이 아닌 생명의 문제라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다는 최지만은 “(추)신수 형이 선수노조 미팅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보가 빠르다. 그래서 연락을 자주 한다”며 “배지환, 박효준 등 마이너리거들과도 연락한다.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 내가 경험했던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류현진(LA 다저스)과 새 시즌 펼쳐질 투타 대결에 대해선 “재미 있고 좋은 이슈”라며 “나와 (류)현진이 형은 특별할 것 같지 않은데 모교가 같아 동문 선후배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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