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거센 진영 대결이 지역주의로
4ㆍ15 총선을 거치며 동서 대립구도가 재연됐다. 호남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독식하고 영남권에서도 미래통합당이 대다수 의석을 가져갔다. 정권 안정론과 심판론이 거세게 맞붙은 진영 간 대결이 결국 망국적인 지역주의 회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개표율 72%를 넘긴 16일 오전 0시30분 현재 민주당은 호남 28개 지역구 중 전북 1곳을 제외한 27곳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다. 광주 8곳과 전남 10곳은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이 유력했다. 전북 10곳 중 남원ㆍ임실ㆍ순창 1곳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용호 후보가 선전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반면 영남에선 통합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대구에선 12곳 중 11곳에서 당선이 확실하거나 유력하다. 홍준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수성을만 예외이지만 그 역시 당선되면 복귀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울산 6곳과 경북 13곳 싹쓸이는 기정사실화한 분위기이다. 그나마 여당이 기대했던 부산(18곳 중 16곳)과 경남(16곳 중 12곳)도 통합당 일색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과 영남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예고하면서, 4년 전 옅어지는 듯했던 지역주의가 다시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당장의 선거 승리에 매몰돼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에 골몰했던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부로 여겨지던 대구에서 2석(김부겸ㆍ홍의락 의원)을 차지하고, 부산ㆍ경남에서도 파란을 일으키는 등 영남권에 일정한 교두보를 마련했었다. 보수 정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호남에서도 이정현ㆍ정훈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깃발을 꽂았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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