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도 역부족… “재고 부담 커지며 더 떨어질 것” 전망도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한자릿수대로 폭락하면서 간신히 유지하던 10달러선마저 내어줬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 우려가 시장의 위기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51.6%(9.43달러) 폭락한 배럴당 8.8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WTI 5월물은 장이 열리자마자 하락하기 시작해 10달러 언저리에 머무르다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면서 8달러대로 하락했다. 브렌트유 6월물도 이날 장중 한때 5.3% 떨어진 배럴당 26.58달러에 거래됐다.
결과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가 타결한 감산 합의는 유가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OPEC+는 앞서 12일 5,6월 두 달간 일일 9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 여행자제 등 통제조치가 계속되면서 줄어든 원유 수요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 수요 감소분이 하루 최대 2,9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고 원유를 비축할 저장시설이 한계에 다다른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은 재고 비용 부담이 21일로 계약이 종료되는 5월물 선물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 파슬리에너지의 맷 갤러거 최고경영자(CEO)는 “이대로라면 다음달 하순쯤 미국 원유탱크가 다 찰 것 같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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