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펀드 회수 예상액 5400억 그쳐… 시기·불완전판매 정도 따라 배상액 달라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중심 인물로 의심 받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라임) 부사장이 검거되면서 지지부진했던 투자자 피해배상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라임이 밝힌 예상 회수액이 이미 크게 줄어든데다, 이마저도 회수 시기가 불투명하다. 핵심 인물 수사로 사기임이 드러나도, 투자자마다 배상액이 다르고 최종 회수 여부도 긴 법적 절차를 거쳐야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측은 지난 13일 기준 환매가 중단된 모(母)펀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회수 가능금액이 각각 4,075억원, 1,332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실사 결과 때(6,222억원ㆍ1,692억원)보다 더 줄어든 수준이다.
환매가 중단된 모펀드는 ‘플루토 TF-1호’ ‘Credit Insured 1호’를 포함해 모두 4개다. 이들 모펀드에 투자한 자(子)펀드는 모두 173개인데, 모펀드에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 자펀드의 회수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자별 회수액은 상이할 전망이다. 라임 측은 다음달 내에 순차적으로 상환을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라임이 투자한 자산 대부분은 비상장 주식 등으로 구성돼 있어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펀드 판매사들은 최근 배드뱅크 설립 작업에 돌입했다. 배드뱅크란 금융사의 부실자산을 인수해 투자자에게 대신 돈을 돌려주는 금융기관이다. 출자금 규모와 운영 방식을 놓고 19개 판매사 간 합의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 지가 관건이다.
배드뱅크를 통한 회수액 외에 나머지 투자금은 분쟁조정 절차를 밟아 배상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조사에서 라임과 일부 판매사가 펀드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는 이미 500건 이상 분쟁조정이 신청된 상태다.
다만 사기 여부와 불완전판매 정도 및 투자자 책임에 따라 계약 별 배상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 결과, 펀드 판매 과정이 민법상 사기로 판명 나면 계약 취소에 따라 투자금을 모두 돌려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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