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김태년·전해철 등 출마… 비례 의원엔 선거권 안 주기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27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후보들은 당내 ‘최대 그룹’인 초선 의원 당선자들의 마음 잡기에 분주하다.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경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초선 당선자는 68명으로 확정됐다. 민주당 전체 당선자 163명 중 40%에 달하는 규모다. 68명의 ‘초심’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여당 원내 사령탑의 얼굴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회를 4년 경험한 재선 의원들만 해도 계파와 친소 관계 등에 따라 지지할 후보를 일찌감치 정했을 것”이라며 “초선 당선자 표심이야 말로 개척하기 나름인 블루 오션”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초선 당선자는 “총선이 끝나고 가장 먼저 당선 축하 전화를 하거나 축하 메시지를 보내 준 건 원내대표 경선 후보군에 올라 있는 선배 의원들이었다”고 전했다.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은 당내 현역 의원들과 초선 당선자에 대한 선거 운동을 투트랙 방식으로 펼치고 있다. 의원들에겐 스킨십을 가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입법 의욕이 넘치는 초선 당선자들을 겨냥해선 정책 선거를 강조하는 식이다.
28일 경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전해철 의원은 ‘1의원 1입법 시스템’을 원내 지도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20대 국회에서 초선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유치원 3법을 발의하고 처리를 관철시켜 ‘전국적 스타’가 된 것처럼, 초선 의원 누구라도 자기 이름을 담은 입법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27일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성호, 김태년 의원도 21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들을 집중 지원할 정책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김태년ㆍ정성호ㆍ전해철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당선자 워크숍 현장에 나타나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초선 의원ㆍ당선자들이 처음 참여한 원내대표 경선일수록 예상 득표수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경선에서도 68명의 표심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를 포기한 윤호중 사무총장은 초선 당선자들과의 ‘친분’이 출마에 걸림돌로 작용한 경우다. 윤 사무총장은 27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의 총선 공천을 책임졌던 사람이 총선 직후의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것이 불공정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총선 인재 영입과 공천 실무를 지휘한 그에게 초선 당선자들이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을 가리킨 것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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