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인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게 해달라는 염원이 담긴 대형 ‘희망의 등(燈)’이 서울 광화문에 켜진다.
대한불교조계종은 30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불기 2564년(2020년도) 국난 극복을 기원하는 희망의 등을 점등한다고 28일 밝혔다. 종단 측은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안정을 기원하는 희망의 등은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까지 세상을 환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불교계는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한 달 뒤로 연기했다. 매년 법요식을 앞두고 열었던 광화문광장 봉축등 점등 행사의 참석 인원도 올해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중 참여 없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 스님 등 교계 지도자 50여명만 점등식에 참여한다. 불교계는 매년 부처님오신날이면 마음에 지혜를 밝히고, 부처님의 자비광명으로 세상을 밝게 하자는 의미를 담아 점등식을 열어 왔다.
높이 18m인 올해 봉축등은 황룡사 9층탑을 본떠 만들었다. 황룡사탑은 경북 경주시 황룡사에 있던 목탑으로 고려시대 몽골 침입 당시 소실돼 지금은 터만 남았다. 황룡사는 국가적 행사나 국난이 있을 때 왕이 직접 참석해 예불한 장소라는 기록이 있는 절이다. 황룡사탑은 신라 선덕여왕이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어수선한 국내외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원력으로 세운 탑이라고 한다.
조계종 관계자는 “당일 점등식과 함께 서울 종로ㆍ청계천 등 서울 전역에 약 5만개의 가로연등이 설치돼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의 행복과 사회 안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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