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불거졌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제2의 무역 전쟁으로 확장될 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1단계 무역합의 폐기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 합의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나 입장을 선회, 합의 파기를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역협정을 지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중국의 약속 이행 여부를 1, 2주 안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에 포함된 미국 상품 2,000억달러(약 245조원)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공세를 펼친 셈이다.
1단계 무역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상품 1,200억달러(약 147조원)어치에 대한 관세를 절반 가량인 7.5%로 줄였다. 하지만 2,500억달러(약 306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다. 중국은 2017년에 비해 최소 2,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약속했고, 여기에는 약 400억달러(약 49조원)의 농산물이 포함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어 협정 내용을 지키기 힘들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 합의 종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뉴욕증시는 장 막판 하락 반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218.45포인트(0.91%) 내린 2만3,664.64로 마감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도 20.02포인트(0.70%) 하락한 2,848.42를 기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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