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이나 아동 학대 피해자나 이혼했지만 건강보험 피부양 관계자를 정리하지 않은 국민은 세대주가 아니어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8일 “세대주가 행방불명이거나 실종, 해외이주 및 체류 등으로 신청이 어렵거나, 세대주가 의사무능력자라면 세대주의 위임장 없이도 가구원의 이의신청으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초 재난지원금은 지급 단위가 ‘가구’라 세대주가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이 기준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비판 의견이 일자 정부가 신청 자격을 완화, 세부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아동학대 등 피해자가 세대주와 다른 실제 거주지에서 신청하는 경우에는 별도 가구로 산정해 지원금을 지급한다. 세대주의 폭력을 피해 자녀 1인과 함께 한부모시설에 있는 경우 2인 가구로 간주하는 식이다.
세대주 관련 이의 신청은 현 가족 구성에 따라 세분됐다.
이혼한 자녀를 키우는 실질적 부양자와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다를 경우도 가구 구성 변경이 가능하다. 즉, 이혼한 엄마가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아빠로 돼 있어도 엄마가 이의신청을 하면 엄마가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가족관계나 부양관계의 변화는 지난달 30일까지의 사유만 인정된다.
이의신청은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제기되면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재난지원금 신청과 지급은 일시 중지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특정 가구 구성원이 부당하게 재난지원금을 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280만여 경제취약가구를 대상으로 현금으로 지난 4일 지급된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11일부터 그 외 가구의 신용ㆍ체크카드 지급 신청이 이뤄진다. 홈페이지(긴급재난지원금.kr)에서 자신의 가구 상황을 조회할 수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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