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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느냐 마느냐” 협상 공전 속 ‘최장수’ 북핵 대표 이도훈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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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느냐 마느냐” 협상 공전 속 ‘최장수’ 북핵 대표 이도훈 거취는?

입력
2020.05.20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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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임무 수행 중 

 공관장 교체 거론됐으나…안정적 한미 채널 유지 위해 잔류에 무게 

지난해 12월 17일 방한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7일 방한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 협상 수석대표 역할을 수행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하 본부장)을 해외 공관장으로 내보내느냐, 현 직책에 남기느냐를 두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이 본부장 재직 기간이 2년 8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교체 가능성도 한때 제기됐다. 주요 해외 공관장으로 나갈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한 번 더 협상 판을 움직일 것”이란 판단이 이 본부장을 쉽게 놔주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2017년 9월 현직에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2년 6개월간 본부장을 지낸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 기록을 깨고 역대 최장수 본부장이 된 것이다. 역대 본부장들이 대체로 1~2년간의 본부장 생활을 마친 뒤 공관장으로 발령이 난 데 비해 이 본부장 재임 기간은 이례적으로 길다. 실제 이 본부장 역시 공관장 행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본부장을 교체해도 될 이유는 여럿이다. 그는 북핵외교기획단장을 지낸 북핵통이고,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막후에서 미국과의 소통 업무도 훌륭히 수행했다. 하지만 당장 비핵화 외교 수요가 크지 않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좀처럼 협상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면서 북핵 협상 진전 가능성은 더 낮아진 상황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19일 “비핵화 협상 라인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통해 북한에 대화 재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교착상태를 깨고 협상 준비 중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협상 대표 등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반면 소식통들에 따르면, 외교부 내에선 최근 이 본부장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 앞서 북핵 문제를 이슈화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4년 임기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민주당 행정부 재등장 여지가 생기면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재차 ‘딜(거래)’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새로운 북핵 협상 라인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경험치가 쌓인 기존 진용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게 외교부 내부 판단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이 본부장에 대한 신뢰도 남다르다는 후문이다.

미국 측 협상대표인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의 남다른 연대감도 고려 대상이다. 지난해 말 승진한 비건 부장관은 북핵 협상을 맡는 대북특별대표 직함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도 이 본부장을 초대할 정도로 업무관계 이상의 각별함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간 채널 하나하나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북핵 협상 판이 급격히 움직일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 본부장이 현직을 유지하며 한미 간 안정적 소통 라인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인사 문제가 관심으로 떠오른 데 대해 이 본부장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거리를 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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