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률 등 최상위권에
복지시설 종사자 특별수당까지
지난 19일 점심시간, 전남 영광군 군서면 한 마을에 자리잡은 수제돈가스 전문점, ‘예그리나’에는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손님들로 만석이었다. 깔끔하게 꾸며진 실내에 놓인 40여개의 자리를 차지한 이들은 지역 어르신들과 가족단위 외식객들. 한 손님은 “장애인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보호작업장)인 식당이지만 홀 서비스, 주변 환경 정리, 손님 응대 등에선 도시의 여느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손색 없다”며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과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은 영광군의 직업재활교사 인건비 등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직원만 17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성호(35ㆍ지적장애 2급)씨는 “돈도 벌고 일도 배울 수 있어 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단순 식사가 나눔과 기부, 관심과 격려가 되는 곳인 셈이다. 복지정책이 경제정책이 된 현장이기도 하다.
영광군이 2020년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 농어촌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바로 복지와 경제 정책이 융합한 덕이다. 재정역량 평가에서는 24위(32.85)에 머물렀지만, 행정서비스 평가에서 전국 2위(57.64)에 올랐다. 종합 평가 94.28점으로 전국 82개 농어촌(군)에서 경쟁력이 가장 우수한 지자체로 선정됐다.
영광군은 재정역량평가에서 지난해 14위에서 24위로 순위가 떨어졌지만, △보건복지 △지역경제 △교육 분야 등의 행정서비스에서는 지난해 40위에서 2위에 올랐다. 특히, 영광군은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렀던 행정서비스 평가의 지역경제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장애인고용률 등 취업자 증감률이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특히, 자체보건예산 비중은 예산규모와 증감률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고령화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노인여가복지시설 수 증감률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준성 군수는 “군 단위 전국평가 1위는 ‘군민과 함께, 행복한 영광 만들기’ 기조 아래, 현장에 답이 있다는 ‘문견이정(聞見而定)’ 의 행정이 맺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지역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길거리에서 이들을 만나면 거리낌 없이 먼저 손을 잡을 정도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게 전국 최초로 군이 매달 5만원의 특별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도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의 한 단면이다. 김 군수는 “뿐만 아니라, 군민안전보험 가입, 치매안심센터 및 행복드림버스 운영 등으로 군민들의 복지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도입한 지역화폐, 영광사랑상품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책이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당초 취지에 걸맞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광사랑상품권 덕에 인근 대도시에서 이뤄지던 지역 주민들의 소비가 영광군 내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광군은 백수해안도로와 불갑사 관광지구, 칠산대교ㆍ타워 등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 관광객 300만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김 군수는 “e-모빌리티 중심도시를 위해 산ㆍ학ㆍ연ㆍ관 업무협약체계구축 등 모빌리티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체험 시설을 조성하고 이를 교육과 관광에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광=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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