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지도부가 21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실과 개인 부동산 의혹 등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압박을 이틀째 이어갔다. 전날 당 대변인 차원에서 윤 당선자를 비판한 데 이어 비판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이 그 동안 정의연과 윤 당선자의 활동을 적극 지원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란 평가가 나온다.
심상정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정의연 회계 의혹은 검찰에 맡기더라도 윤 당선자의 재산형성 과정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에 대한 의혹이 보름 정도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이‘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심 대표는 윤 당선자의 미흡한 해명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그는“이미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본인 해명이 신뢰를 잃은 상태”라며 “검증과 공천 책임을 진 민주당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을 국민은 더 이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당초 윤 당선자 의혹이 제기된 14일 첫 논평에서 “하루빨리 적극적인 소명이 이뤄져 의구심이 해소되기 바란다”며 “정치공세 도구로 삼는 시도는 규탄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20일 강민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윤 당선자는 자신 및 정의연과 관련한 논란을 정치 공세로만 간주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 납득 가능한 해명과 근거를 내놓길 바란다”고 촉구하면서 입장이 바뀌는 분위기다. 때문에 정의당의 이런 모습이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당시 온정적 입장을 취했다가 후폭풍에 휩싸인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조국 사태를 의식한 게 아니다” 라면서“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정서와 감정을 기준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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