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아동 성착취 원천 국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질적인 빈곤으로 인해 학대가 급증하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더했다.
22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정의단(IJM)은 7년간의 연구를 담은 보고서에서 ‘예전 미국 식민지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과 인터넷의 발달이 필리핀을 아동 성착취물의 ‘글로벌 핫스폿’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동 성착취물을 퍼 나르는 데 사용된 필리핀의 인터넷 주소 비율이 최근 3년간 3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확인된 피해 아동들이 수년간 범죄의 먹잇감이 됐고, 가장 어린 피해 아동은 한 살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학대와 착취 사건에서 부모와 친척도 연루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IJM 관계자는 “지금 구조가 필요한 아이들이 있지만 구조는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보고 및 관찰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법무부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필리핀 같은 (아동 성착취물) 원산지와 수요국가 모두에서 뿌리뽑을 수 있도록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요국가는 대부분 유럽 등 서구 국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아동기금(UNICEF)도 2018년 한 해에만 필리핀 어린이들의 성착취 사진 60만 장이 거래되는 등 필리핀이 아동 성착취 및 성학대 자료의 전 세계 1위 공급처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필리핀에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아동 성학대 자료의 온라인 공유와 판매도 늘었다는 게 현지 아동인권보호단체의 주장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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