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 사태가 와도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9주째 이어진 대량 실업 사태 등 극심한 경제 타격을 더는 감수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다만 2차 유행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재선 욕심에 생명보다 경제를 우선시한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포드자동차 로슨빌 부품공장을 시찰하던 중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람들은 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면서도 “그 경우에도 우리는 나라를 닫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화재(코로나 사태)를 진압할 수 있다. 그게 화염이든 잔불이든 우리는 그것을 진압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 전 50개 주가 일부ㆍ전면 봉쇄 조치 완화에 나선 가운데, 공화당이 주축인 주들은 빠른 정상화를 추진하는 반면 민주당이 주축인 주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속도 차’ 상황을 의식한 것일 수 있다고 PA통신은 풀이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차 유행 발생 시 봉쇄 조치를 재도입할지 여부는 연방정부가 아닌 주지사들이 결정할 몫”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계속 개방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부활과 관련, 생명과 생계 사이에서 도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