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폭로한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자신을 찾아온 윤 당선자에게 “수일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내려와”라고 말해 이날 윤 당선자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이 할머니 기자회견은 25일 오후 2시를 넘어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렸다. 당초 2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은 조금 늦게 시작됐지만, 기자회견이 시작된 이후에도 호텔에서 윤 당선자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당선자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국회의원이 된 것’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후, 윤 당선자의 참석 여부는 계속해서 주목을 받았다. 윤 당선자가 19일 이 할머니가 머무는 대구 중구 호텔을 찾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는데, 이때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 참석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20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당선자를 기자회견장에 부른 이유를 “배신자와 배신당한 사람이 같은 자리에 있어야 옳고 그름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일찌감치 기자회견에 불참하는 쪽으로 결정한 분위기였다. 윤 당선자는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이전에 정의연 기금 유용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해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도 윤 당선자가 회견에 참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윤 당선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윤 당선자 의혹 및 거취와 관련해 ‘함구령’을 내렸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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