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또다시 군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전함과 전투기를 동원해 연일 대(對)중국 위력시위를 벌이는 모습이다.
미 해군 제7함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함(DDG 89)이 이날 국제법에 따라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에서 항행 권리와 자유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이 해역이 중국이 합법적으로 자국 영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CNN 방송은 해군 소식통을 인용, “머스틴함이 파라셀 제도의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과 피라미드록(Pyramid Rock) 사이를 통과해 항행했다”고 전했다. 우디섬은 중국군이 전략폭격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인공섬이다. 미 해군은 지난 3, 4월에도 파라셀 제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머스틴함의 항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보안법을 둘러싸고 워싱턴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미군의 무력 시위는 하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25일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두 대가 대만 남부의 바시해협을 거쳐 남중국해로 진입했고, 15일에도 대만 동부해역 상공을 비행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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