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과 다른 국회 표결’로 징계… ‘재심 신청서’ 입수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에 의해 위헌 정당으로 제소되어 강제 해산될 수 있습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심신청서를 통해 민주당의 징계에 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금 전 의원은 2일 오후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신청서를 청구했다.
이날 본보가 입수한 재심신청서에 따르면, 금 전 의원 측은 재심신청서에서 민주당의 징계결정에 5가지 측면에서 반박했다. 재심신청서에는 △‘징계의 사유’ 규정 적용에 문제가 있다 △그 동안 당론과 다른 표결을 한 국회의원에 대해 징계한 사례는 없다 △이 사건 징계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조치다 △이 징계는 민주당 강령에 위배된다 △국회의원 임기 종료일에 ‘심판결정’을 보낸 것에 유감이다 등의 이유가 담겼다.
금 의원 측은 우선 ‘국회의원’의 신분에 ‘당원과 당직자’에 관한 규정을 적용시킨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징계결정문에서 금 전 의원의 직책을 ‘국회의원’이라고 표기했다. 징계대상 별 징계사유를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과 당직자’로 구분하고 별도의 준용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는데도, 금 전 의원에게 ‘당원과 당직자’에 해당하는 징계가 내려졌다는 뜻이다.
이어 당론과 다른 표결을 한 국회의원에 대해 징계한 사례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 전 의원 측은 “‘당론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해 징계사유가 된다면, 당론으로 정한 법안 처리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작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원내대표와 상의를 했다는 점도 소명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금 전 의원이) 원내대표와 상의했다는 것을 들은 바 없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만약 당시 제가 ‘공수처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과 같은 징계가 없었을 것”이라며 “법안 처리과정에서 중앙당윤리심판원이 당론법안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에 대해 징계하는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조치라는 점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국회의원이 당론에 반하는 표결을 했다는 이유를 국회의원의 징계사유로 정한 당규가 존재한다면 그 자체로 비민주적 위헌 정당임을 표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강령을 위반한다는 점에도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은 당헌 당규에 △국민 일부가 아닌 모든 국민 △획일화된 정치가 아닌 다양성을 반영된 정치 △대결과 교착의 정치가 아닌 대화와 타협, 협치의 정치 △정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실질적인 정책논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소개돼있다.
금 전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했다면 당의 가치와 목표에 다른 길을 걸었다고 비판 받을 수 있지만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일부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우리당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것은 민주정당의 가치에 반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금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 종료일에 심판결정문을 보낸 점에 유감을 표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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