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허위정보 유포자로 중국을 지목했다. 그러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지만 EU에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으려는 모양새다.
EU 집행위가 ‘코로나19 허위사실 대응전략’ 보고서를 공개,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이런 행위는 △민주적 토론 약화 △사회적 양극화 악화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 개선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행위는 그 예로 ‘중국이 세계에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희생했다’, ‘코로나19는 고령자에게만 위험하다’, ‘손을 씻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의 잘못된 정보와, 특정 민족과 종교 단체가 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불법적인 혐오 발언 등을 들었다. EU가 가짜뉴스 유포를 놓고 중국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박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실상 우리는 어떤 국가가 허위 사실을 지어내고 유포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중 공세를 펼치고 있는 미국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EU 주재 중국 외교단 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은 큰 희생을 통해 감염 확산을 줄였고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켰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EU와 강력한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화 대변인은 “EU가 이 문제와 관련해 책임 있는 자세로 중국과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정치적 바이러스’를 함께 억제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EU 주재 중국 외교단 대변인도 “중국과 유럽은 제도적 경쟁자나 적수가 아닌 전면적 전략 파트너”라면서 “현 상황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서로를 질책하는 것은 국제 방제 협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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