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7월 6일 인도 여부 결정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라도 받겠다”며 미국 송환만은 막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손씨가 미국 송환 여부를 심리하는 법정에서 눈물의 최후변론에 나서자 방청석에 있던 손씨 아버지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는 16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인도심사 2차 심문 기일을 열고 손씨에게 최후 변론을 들었다. 검정 긴팔 티셔츠에 녹색 반팔 수의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선 손씨는 A4 용지에 미리 써온 변론 요지를 읽어 내려갔다. “제 철 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말문을 연 손씨는 “정말 제 스스로도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떠한 중형이든 다시 받고 싶다”고 읍소했다.
손씨는 자신의 미국 송환만은 막아보려 동분서주하는 아버지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손씨는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하루를 허비했는데 이제는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며 “아버지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 흐느꼈다.
손씨는 재판 내내 위축된 모습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날 법정에 자리한 손씨 아버지도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눈물을 훔치며 “여태 잘 돌보지 못한 것이 한이 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고,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래 심문을 마치고 바로 인도 여부를 결정하려 했는데 지난달 29일자로 검찰과 범죄인 측이 제출한 자료의 양이 상당하고, 쟁점도 많아 그러기 어렵게 됐다”며 “법률에는 가능한 두 달 이내에 결정하라고 돼 있지만 필요하면 범죄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위해 충분한 심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7월 6일 한 차례 더 심문 기일을 열어 추가적인 변동사항 등을 확인한 뒤 손씨의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손씨는 국내에서 아동ㆍ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ㆍ배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6월형을 확정받고 지난 4월27일 형기를 마쳤지만, 출소를 앞두고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된 상태다. 손씨를 성착취물 광고, 자금세탁 등 9건의 혐의로 기소한 미국 연방대배심이 손씨 송환을 요구했고, 법무부가 자금세탁 부분에 한해 인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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