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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 차익실현 VS 그렉시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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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 차익실현 VS 그렉시트 공포

입력
2015.06.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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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차익 실현? 10거래일 만에 1조 5000억원 이탈

대외 변수 따른 자금 대피? 그렉시트 현실화 우려 커진 영향

유럽계 자금 5000억 이상 빠져 美 금리인상 시작땐 추가이탈 우려

2,000(3월 3일)→2,050(4월 8일)→2,100(4월 14일)→2,150(4월 23일) 돌파.

국내 증시 종합주가지수가 올 들어 숨가쁘게 기록 갱신을 할 때마다 일등공신은 외국인이었다.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했지만 외국인들은 든든히 수급을 받쳐주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3월 3조원 가까이, 4월에는 5조원 가까이 우리나라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바이(BUY) 코리아’를 외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6월 들어 분위기가 급 반전됐다. 어지간한 대외변수에 끄덕하지 않던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기 시작했다. 10거래일 만에 벌써 1조5,000억원 가량 빠져나갔다. 악재였던 연내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로 가닥을 잡아가는데도, 매도세가 진정되기는커녕 확대되는 양상이다. 더구나 매도 종목이 전 업종에 걸쳐 있는 터라 일각에선 본격적인 ‘바이(BYE) 코리아’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변심한 걸까.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매도세로 급격히 돌아섰다. 8일부터 19일까지 10거래일간 하루(15일)를 빼곤 국내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 매도 일수가 3월 3일, 4월 4일, 5월 5일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이탈이 상당히 빈번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6월 둘째 주(8~12일)에는 연속 ‘팔자’에 나서며, 6,70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주간 기준으로 따지면 1월 이후 최대 액수다. 16일 쏟아낸 물량(3,148억원)은 올 들어 일일 기준 최고였던 올해 1월 6일(-3,300억원)과 맞먹는다.

매도세로 돌아선 8일 이후 매도 물량을 살펴보면 전기전자(-4,217억원) 유통(-3,329억원) 금융(-1,634억원) 음식료(-1,281억원) 화학(-697억원) 전기가스(-685억원) 보험(-624억원) 건설(-456억원) 순으로 전 업종에 걸쳐 있다. 순매수 업종은 통신(773억원)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외국인들은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동력이었다. 1월 1조390억원 순매도를 제외하곤 2월(1조3,257억원) 3월(2조9,111억원) 4월(4조6,493억원) 5월(1조7,253억원)까지 4개월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그런 만큼 외국인들의 갑작스런 방향 전환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단순한 차익 실현이냐, 대외변수에 따른 자금 대피냐에 따라 충격의 강도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 차익 실현의 경우라면 최대 5조원 안팎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09년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졌던 네 차례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탈 실적이 5조원 내외였다는 것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차익 실현 구간인 수익률 15~16% 수준에 진입한 걸 감안하면 추가 매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라며 “코스피지수가 1,99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했다.

대외변수로는 미국 금리인상 이슈보다 그리스 악재가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현실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주변국 국채금리가 급등(가격 급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이달 들어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 중 5,000억원 가량을 영국 등 유럽계 자금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계 자금은 4,000억원 가량이 유입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국채 금리 상승 등 그리스 리스크가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그리스 악재의 해결 여부가 향후 외국인 매매 흐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는 이미 지수에 반영됐을 수 있지만, 실제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추가적인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병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이 되면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겠지만,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오면서 불안감도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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