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엔화 약세를 활용해 설비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엔저 방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싼 값에 일본제 설비를 구입할 수 있는 공격의 기회로 이용하자는 취지다. 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에 정책자금을 확대하고 환 위험 관리 지원을 강화하는 등 방어 대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엔화 약세로 가격이 싸진 일본제 기계나 장치 및 공장 설비 등 고정자본을 수입해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일정 기간 동안 관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수출과 성장이 위축되고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한 저금리 외화대출을 지원해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원 조달도 돕기로 했다. 수출입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활용한 정책자금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에 유동성 공급 규모를 늘리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상 환 변동보험료 일부 감면과 환 위험 관리 컨설팅 및 교육도 강화한다. 정책 도입 시기가 늦어질수록 피해가 불어나는 점을 감안,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전날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엔저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각 기업이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엔저는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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