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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1% “성폭력 인물 작품 교과서에서 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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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1% “성폭력 인물 작품 교과서에서 빼야”

입력
2018.02.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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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불문 10명 중 7명 삭제 찬성

시인 고은, 연극 연출가 이윤택ㆍ오태석 등 성폭력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들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만인보를 출간한 작가 고은
만인보를 출간한 작가 고은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얼미터가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1.1%가 ‘삭제에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교과서에 계속 실려야 한다’는 의견은 22.5%에 불과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74%, 남성의 68.2%가 삭제에 찬성했다. 여성 비율이 조금 높긴 하지만 성별을 불문하고 국민 10명 중 7명이 성폭력 인물들의 글을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다가 고은, 이윤택 등이 성폭력을 저지른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런 사람들의 글도 교과서에 실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들의 글은 당연히 빼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교육부 잠정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인 고은의 시, 수필 등은 중고교 교과서 11종에 실려 있다. 고교 교과서에는 6개 출판사가 발행한 문학 교과서에 ‘선제리 아낙네들’ ‘성묘’ ‘순간의 꽃’ ‘어떤 기쁨’ ‘머슴 대길이’ 등의 시가 게재됐다. 특히 ‘선제리 아낙네들’은 201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기도 했다.

연출가 이윤택과 오태석의 작품은 올해 신설된 고교 일반선택 ‘연극’ 과목 교과서의 ‘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 등에 실렸다.

이들의 작품은 내년 교과서부터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중고교 국어 교과서는 검정도서로 수정ㆍ보완 권한이 발행사와 저작자에게 있다. 향후 발행사나 저작자의 수정ㆍ보완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교과서 집필진을 비롯해 국민 과반수가 해당 작품의 교과서 삭제에 동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연극 교과서 집필진들은 22일 “문제 인물들과 그들이 주도한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려 배포까지 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집필자로서 느끼는 절망과 우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부당한 권력과 폭력이 결부된 창작은 결코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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