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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전사 이번엔 전기고문… 후임 입술·혀에 발전기 갖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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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전사 이번엔 전기고문… 후임 입술·혀에 발전기 갖다 대

입력
2014.09.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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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사가 "말 못 알아듣는다" 이유로

하사 2명에 수차례 걸쳐 가혹행위

선임 무서워 1년여 숨기다 드러나

특전사에서 전기고문식 가혹행위가 적발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육군 특전사 대원들이 해안접안 및 육상 은밀침투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전사에서 전기고문식 가혹행위가 적발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육군 특전사 대원들이 해안접안 및 육상 은밀침투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전사 소속 현역 중사가 후임 하사들 입에 휴대용 발전기 전선을 물리는 전기고문식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달말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윤 일병 사망 사건 이후 병사들간의 도를 넘는 가혹행위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군 간부들 간의 엽기적 가혹행위까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육군에 따르면, 1공수특전여단 A중사는 2012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부대 안에서 후임인 B, C하사의 입술과 혓바닥에 휴대용 무전기에 쓰이는 비상전원 발전기를 갖다 대는 전기 충격을 가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A중사는 임무숙지가 미흡하고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발전기 전원을 켠 채 짧게는 수 분, 길게는 수십 분간 이 같은 전기고문식 가혹행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2명의 피해자는 입에 맞닿은 전선을 통해 온몸으로 전류가 통하는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중사가 가혹행위의 도구로 사용한 발전기는 전원공급이 차단될 경우에 대비해 마련된 보조장비다. 가해자인 A중사와 피해자인 하사 2명 모두 통신이 주특기여서 이 같은 장비에 접근할 수 있었다. A중사는 전기고문 외에도 C하사와 다른 특기의 D하사를 지난 7월까지 상습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신장비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감전의 위험이 있어 항상 주의해서 다뤄야 하는데 가혹행위의 도구로 사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감독소홀을 시인했다.

이 같은 군 간부 간의 가혹행위에는 특전사 내의 ‘도제식’ 상하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대원 전원이 하사 이상 간부로 구성돼 있는 특전사에서는 각 병과나 특기별로 후임을 1대 1로 교육시키기 때문에 선임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이로 인해 피해 하사 2명도 군 간부였음에도 같은 특기 선임인 A중사가 두려워 1년 넘게 입을 닫고 있다가 윤 일병 사건 이후 군 당국의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진행되면서 뒤늦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특전사 소속 하사 2명이 포로체험 훈련을 하다 질식사하는 사건도 발생해 특전사의 왜곡된 군기 문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시 온몸을 결박 당하고 두건을 뒤집어 쓴 하사들은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현장요원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특전사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막무가내로 군기를 잡으려는 왜곡된 병영문화는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전사는 이번 사건의 엽기성을 감안해 통신장비 관리절차를 강화하고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추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지휘부는 그러나 윤일병 사건 이후 “군 내부의 모든 가혹행위를 신속하게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름 가량 이번 사건을 공개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숨기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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