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중 안보·경제 패권 경쟁 사이에… '끼인 신세' 한국 줄타기
알림

미중 안보·경제 패권 경쟁 사이에… '끼인 신세' 한국 줄타기

입력
2014.11.12 04:40
0 0

朴 대통령, 한중 FTA 타결 이어 "中 주도 FTAAP 지지" 표명

美의 THAAD 한국 배치 압박엔 中 "대중 견제 전략" 경계심 높여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APEC 제1세션 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각자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APEC 제1세션 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각자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11일 중국 베이징(北京). 하루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소식으로 미국을 긴장시켰던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또 중국 주도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지지 의사 발언으로 재차 미국의 경계심을 높였다. 청와대는 오후 늦게 한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미국의 이해를 구했지만 한국의 미중 사이 줄타기 전략이 위태롭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넛 크래커(nut crackerㆍ호두 까기 기계)’ 사이에 끼인 호두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정교한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중 이해 엇갈린 FTAAP와 TPP

미중 사이의 한국 외교전략은 한미동맹을 우위에 놓고 한중관계를 내실화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느 한쪽의 선택을 강요 받는 처지가 됐다. 안보 동맹국인 미국은 ‘중국이 한중FTA와 FTAAP를 시작으로 역내에서 경제는 물론 안보까지 주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우리 정부의 행보를 주목하고 경제 동맹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시도를 경계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APEC 정상회의 세션1에서 "중국이 제안한 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당장 미국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2006년부터 논의돼 온 FTAAP는 아시아태평양 연안 21개국으로 구성된 APEC이 최종 목표로 지향하는 다국적 자유무역체제로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 성격이 강하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1월 TPP 가입 입장 천명으로 중국의 심기를 다소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유라시아 전반의 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개선을 꾀한다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는 미중의 이해가 더 첨예하게 갈리는 경제 현안이다. 미국은 AIIB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5월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AIIB를 통한 아시아 지역 주도권 확보 의도를 노골화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일단 10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AIIB 참여 요청에도 “앞으로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식으로 에둘러가는 선택을 했지만 곧 결단의 순간이 닥칠 수도 있다.

중국의 MD 우려 불식 필요성 제기돼

미국의 MD체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요격미사일체계 한국 참여 문제도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안보 현안이다. 미국은 커티스 스카로파티 주한미군사령관을 필두로 THAAD의 한국 배치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아시아 재균형(rebalance) 전략을 천명한 미국이 중동 등 타 지역에서 임무를 마친 부대를 한국에 배치, 자신을 견제하는 일환으로 THAAD 문제를 보고 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미중 양국의 치열한 기싸움에 한국의 안보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되고 한미관계와 한중관계 중 선택을 강요 받는 딜레마가 우리 입장에선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은 미중 어느 한쪽에 편승하는 정책도 어렵고 홀로 서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사안에 따라 전략적 선택을 유연하게 해야 하고 안보와 경제 현안을 연계 환원하는 대신 분리하는 식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