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스커드 미사일 이어 도발… 무력시위 장소 점점 남쪽으로
북한이 14일 강원도 고성과 마주한 북방한계선(NLL) 북쪽 수백 m 지점에서 동해상으로 방사포와 해안포 등 10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전날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0㎞ 떨어진 개성 인근에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또다시 도발원점을 남쪽으로 끌어내려 우리 군의 눈 앞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16일부터 시작되는 한미해상훈련에 맞춰 기습능력을 과시하고 대남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11시43분부터 낮 12시15분까지 30여분간 금강산 구선봉 뒤쪽에서 동해상으로 해안포와 122㎜ㆍ240㎜ 방사포 100여 발을 발사했다”며 “포탄은 최소 3㎞에서 최대 50㎞까지 날아가 모두 NLL 북쪽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사격은 동해에서 실시한 북한군의 포 사격 가운데 NLL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실시한 것이다. 일부 포탄은 NLL 북쪽 1km 해상에 떨어졌으며 포 사격이 진행되는 동안 인근 주민들이 포성을 듣고 포탄 낙하지점의 물기둥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포 사격이 우리측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122㎜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20㎞에 불과하지만 화염이 세고 단시간 내에 대규모 화력을 집중할 수 있는 무기다. 그로 인해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측의 초기 피해가 컸다.
북한이 최근 미사일과 포 사격의 발사지점을 중부, 서부, 동부전선으로 계속 옮겨 다니며 우리 군의 감시망을 교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은 지난 9일 MDL에서 40㎞ 떨어진 한반도 중앙부의 황해도 평산에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13일에는 서부전선 MDL에서 불과 20㎞ 거리인 개성 북쪽에서 또다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날 포 사격 훈련을 참관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어디에서든 가리지 않고 도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중ㆍ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만큼 현재와 같은 저강도 도발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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