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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VX 치사량 중독, 20분 만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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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VX 치사량 중독, 20분 만에 사망”

입력
2017.02.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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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VX 유입 경로 수사 집중

외교행낭 통해 밀반입 됐을 수도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가운데)이 지난 2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가운데)이 지난 2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치사량 이상의 독극물 VX에 노출돼 고통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당국은 VX를 김정남 사망 원인으로 공식 확인하고 국내 제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 VX가 외교행낭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반입됐을 개연성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다.

수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 보건부 장관은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VX의 치사량은 10㎎ 정도인데 그(김정남)에게 사용된 양은 그보다 훨씬 많았고, 중독 이후 20분 안에 아주 고통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라마니암 장관은 김정남이 VX에 대량 노출돼 심장과 폐를 포함한 모든 장기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말레이 경찰은 용의자 체포와 함께 VX의 유입경로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압둘 사마흐 맛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VX의 해외 밀반입 여부와 국내 제조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한 고층아파트를 수색해 화학물질 샘플과 이를 취급하는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장갑 신발주사기 등을 확보했다. 압둘 사마흐 청장은 “해당 아파트는 도주한 4명의 북한국적 용의자 명의로 임대계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앞서 붙잡힌 리정철(47)의 거처와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화학전문가인 그가 VX를 이 곳에서 제조했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본 NHK방송은 문제의 아파트가 사실상 북한인 용의자들의 본부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용의자들이 외교행낭을 이용해 VX배합물을 말레이로 들여 왔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외교행낭은 외교관이 국경 통과 시 중요 문서나 서류를 넣는 큰 주머니로 제3국 관계자가 내용물을 볼 수 없도록 돼 있다. 현지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는 외교행낭이 VX 유입 수단으로 확인되면 경찰이 체포 대상에 올려 놓은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현광성(44)과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북한이 이미 1990년대부터 VX 제조능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북한은 VX 제조기술과 원재료를 중앙아시아에서 입수해 암살용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말레이 보건당국은 이날 범행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를 점검한 결과 “VX 잔류물질은 없으며 피해자(김정남)를 돌본 직원들도 건강이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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