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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변종 아냐… 첫 환자 오랫동안 격리 안돼 빨리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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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변종 아냐… 첫 환자 오랫동안 격리 안돼 빨리 번져"

입력
2015.06.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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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ㆍ해외 언론, 과잉 우려 경계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는 유전자 분석 결과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내 메르스는 중동 지역에서 발병한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3차 감염자도 많아 변종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유전자 검사 결과 국내에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하는 염기 서열을 나타냈다”며 “같은 바이러스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최초 확진 환자(68)의 부인인 2번 환자(63ㆍ퇴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해 분석한 결과, 중동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99.55%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으면 치사율이 낮아지는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신종플루는 전파력이 매우 높았지만 치사율은 0.03%에 불과했다. 반면 메르스는 중동에서 치사율이 40%에 육박했지만 전파력은 환자 1명당 0.6~0.8명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 국내 최초 확진 환자(1번)에 의해 감염된 사람이 가족, 의료진, 병실 환자 등 30여명에 달해 “국내 유입된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하게 ‘변종’된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다만 바이러스를 검사한 2번 환자는 증상이 경미한 환자라는 점에서 1번이나 14번 환자(10명 이상 감염 확산 추정) 등 전파력이 강했던 ‘슈퍼 전파자’를 조사해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확산 과정에서 변이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바이러스학 측면에서 볼 때 중동 지역과 같은 바이러스”라며 “전파가 빠른 것은 국내 기후가 중동보다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고 환자가 밀집해 있었던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도 5일(현지시간) ‘한국의 메르스 사태는 세계적 위험이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사람 간 전염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변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확진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최초 환자가 오랫동안 격리되지 않은 점 등 관리 부실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러스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진행되려면 사람 사이에 쉽게 퍼져야 하지만, 한국의 경우 병원 내 감염이 확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는 1번 환자를 진료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 의료인(50ㆍ5번 환자)과 경기 평택성모병원 의료인(28ㆍ7번 환자)이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퇴원할 경우 메르스 완치로 퇴원한 인원은 5일 최초 퇴원한 2번 환자에 이어 3명으로 늘어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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