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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인력 지하철 ‘불안한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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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인력 지하철 ‘불안한 운행’

입력
2016.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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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로 속속 투입 불구

1주일 만에 또 멈춤 사고 발생

분당선 승객들 1시간여 갇혀

노조 “기기조작 미숙이 원인”에

코레일 “기관사 면허 보유한 군인

사람 아닌 동력장치 고장 탓” 반발

대피 않고 객실 내 방치 논란도

철도 노조 파업이 23일 역대 최장기(27일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컨테이너가 쌓여 있고 화물열차가 줄지어 멈춰 서 있는 부산 동구 부산진역. 부산=연합뉴스
철도 노조 파업이 23일 역대 최장기(27일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컨테이너가 쌓여 있고 화물열차가 줄지어 멈춰 서 있는 부산 동구 부산진역. 부산=연합뉴스

주말 나들이에 나선 승객들이 지하철 분당선 전동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1시간 이상 열차 안에 갇혔다. 지난 17일 종로 3가 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1호선 고장과 마찬가지로 파업 중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열차로,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기관사의 미흡한 대처가 시민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오후 3시 34분쯤 분당선 열차가 고장으로 서울숲역과 왕십리역 사이에서 멈춰 섰다. 대피가 완료된 5시 10분쯤까지 승객들은 전기가 나간 전동차 안에서 1시간 30분가량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무리한 대체인력 투입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노조 측과 대체인력 투입과 사고는 무관하다는 회사 측 주장은 맞서고 있다. 코레일은 당시 열차를 운행했던 기관사가 대체인력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원인은 동력장치 고장으로 추정된다”며 “고장 열차를 몰았던 대체 기관사는 기관사 면허를 소유하고 있는 군인으로,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사 운전미숙으로 사고원인을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정한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기관사가 사고 열차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아 전기장치에 장애가 온 것”이라며 “이 경우 모든 시스템을 끈 후 리셋을 해도 5분이면 정상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체 기관사의 조작미숙과 미흡한 대처능력이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차량검수원이 도착해 열차를 정상 기동시키자 해당 전동차가 자력으로 사고 지점을 빠져 나왔다”며 동력장치 고장 때문이라는 사측 주장에 맞섰다.

사고 발생 후 한 시간 넘게 승객들을 열차 안에 방치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엇갈린다. 김정한 실장은 “매뉴얼대로라면 관제탑에 연락해 반대선 열차를 통제한 뒤 승객들을 맨 앞 칸으로 옮겨 비상 사다리를 통해 외부로 이동시켜야 했다”며 “단순 전기고장이라 큰 사고가 없었지만 화재사고였다면 대참사로 이어질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승객 150여명은 오후 4시45분쯤 선로로 하차하기 전까지 “절대 문을 열고 나가지 말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열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전동차가 역과 역 사이에 멈춰 있어 승객 안전을 위해 문을 열고 나오지 말라고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는 일주일전 발생한 지하철 1호선 사고와 판박이다. 앞서 17일에도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 소속 기관사가 운전하는 지하철 1호선 인천행 열차가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 4분쯤 종로3가역에서 1시간 30분가량 멈춰 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단기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급파된 대체인력만으로는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재 철도파업 참가자는 7,326명으로 코레일은 대체인력 4.826명을 투입 중이다. 이날 KTX와 통근열차는 100%, 수도권 열차는 99.2%, 화물열차는 92.6%가 운행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률은 각각 57.5%, 62.9%에 머물렀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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