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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시인' 도종환, 문화계 수장 후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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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시인' 도종환, 문화계 수장 후보되다

입력
2017.05.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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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도 후보자가 장관 인준을 받게 되면 이어령, 김한길, 이창동, 김명곤, 유인촌 전 장관에 이어 여섯 번째 문화예술인 출신 장관이 된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도 후보자가 장관 인준을 받게 되면 이어령, 김한길, 이창동, 김명곤, 유인촌 전 장관에 이어 여섯 번째 문화예술인 출신 장관이 된다. 연합뉴스

30일 문재인 정부 첫 문화계 수장으로 낙점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63) 의원은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알려진 시인 출신 재선의원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특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파헤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 일찌감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 0순위로 거론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를 기념해 헌시 ‘운명’을 쓰고, 광화문 추모문화제와 봉하마을 추도식에서 이를 낭독하기도 했다.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도 후보자는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중등 교사로 재직하던 중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로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문학평론가 권영민)하는 시인이란 게 보편적인 평가이지만 첫 시집은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리얼리즘적인 역사적 상상력”을 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부대의 일원이었으나 총알이 나가지 않도록 소총 실탄을 거꾸로 장전했고, 이런 경험이 첫 시집(시 ‘사격명령’)에 담겨있다.

1986년 아내의 투병과 죽음을 담담하게 묘사한 두 번째 시집 ‘접시꽃 당신’이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중 시인으로 각인됐다. 2009년 정지용 문학상, 2010년 윤동주 문학 대상, 2011년 백석문학상, 2012년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해직됐다가 1998년 전교조 합법화 이후 복직했고, 2004년 교직을 떠났다. 2006년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 2008년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옥중에서 쓴 시 ‘담쟁이’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됐는데, 이명박 정부였던 2012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과서에서 이 작품을 삭제하도록 해당 출판사에 권고했다가 출판계가 일제히 반발하자 권고를 철회하기도 했다.

도 후보자는 2006년 작가 공지영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한 시인이 돼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광주에서의 정신적 부채와 죄책감 이후 아내의 죽음을 통해 이름을 얻는 시인이 되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천의 길에서 뭔가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겪는 아픔, 다른 사람이 감당해야 할 아픔을 함께 감당하는 일을 병행하다가 해직도 당하고, 감옥도 가고, 문학을 시작할 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길을 수십 년 동안 걸어오게 됐다”고 회고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6번으로 국회에 들어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할 때 당의 한국사교과서국정화 저지특위위원장을 맡아 활약했고, 20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흥덕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미르재단이 전경련 등 대기업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한 정황이 담긴 회의록 내용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폭로하는 등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정황을 밝히는 데 앞장섰다. 이달 18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공으로 서울환경영화제로부터 ‘블랙리스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시절 당 내홍으로 리더십 위기에 빠졌을 때 옆에서 당 수습을 도왔고,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의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교육ㆍ문화 공약을 만들었다.

도 후보자는 “마음이 무겁다”며 “(문체부가) 블랙리스트로 무너져 버린 조직이라 일할 수 있는 의욕 사기가 떨어져있다. 추스려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기금 지원 등에 있어서 진보인사 편향 우려에 대해서는 “역블랙리스트를 적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많은 국민의 사랑 받을 수 있는 균형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답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청북 청주(63) ▦원주고, 충북대 국어교육학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19ㆍ20대 국회의원, 국회 교문위 간사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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