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운영자 가운데 한 명이 해외 도피 생활 3년여 만에 최근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6일 소라넷 운영자 송모(45)씨를 아동ㆍ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수사망을 피해 뉴질랜드와 호주로 달아났던 송씨는 지난 18일 인천공항으로 자진 귀국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외교부가 여권 무효화 조치를 내리자 한국 여권을 지닌 송씨는 올해 초 ‘여권발급제한처분 등 취소소송’을 냈다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의 불이익이 국가의 형사사법권 확보라는 공익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 18일 자진 귀국한 송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사이트만 열었을 뿐 소라넷 이용자들이 변질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거가 불특정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송씨 외에 다른 운영자 3명을 강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호주 시민권과 영주권을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소라넷은 송씨와 남편 윤모씨, 홍모씨 부부 등이 만든 사이트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1999년 9월 문을 연 소라넷은 아동ㆍ청소년 음란물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영상과 사진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왔었다. 경찰은 2016년 4월 네덜란드에 있는 소라넷 핵심 서버를 압수 수색해 폐쇄했다. 당시 압수된 서버 용량만 120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소라넷 폐쇄 전까지 도박 사이트, 성매매 업소 등을 광고해 수백억원대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