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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고동만 연기? 평범했던 스무살 경험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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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고동만 연기? 평범했던 스무살 경험이 도움”

입력
2017.07.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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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은 “‘청년경찰’이 좋은 성적을 얻어서 20~30대 배우들이 도전할 만한 작품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지이 인턴기자
박서준은 “‘청년경찰’이 좋은 성적을 얻어서 20~30대 배우들이 도전할 만한 작품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지이 인턴기자

배우 박서준(29)이 여름 극장가의 복병으로 떠오를 듯싶다.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영화 ‘청년경찰’에서 제대로 웃겨 준다.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같은 대작들 틈바구니에서 전력상 열세로 평가 받아온 다윗의 반격이다.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서준은 “‘IPTV용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속상한 적도 있는데 막상 여름 개봉을 하게 되니 얼떨떨하다”며 생긋 웃었다.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우연히 납치사건을 목격한 뒤 직접 수사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단순해서 용감한 청춘의 혈기가 기분 좋은 에너지로 다가온다. 특히 박서준과 강하늘이 빚어낸 콤비 플레이가 아주 쫄깃하고 리듬감 넘친다. 박서준은 “강하늘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었고 처음부터 서로 죽이 잘 맞았다”며 “상황만 제시된 상태에서 연기를 하면 애드리브가 끝도 없이 나왔다”고 했다.

“상대 배우의 성격을 빨리 파악하면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돼요. 하늘이와도 금방 친해졌죠. 또 다른 철칙은 서로 호흡을 맞출 때 상대의 연기에 함부로 의견을 달지 않는다는 거예요.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으니까요. 연기는 액션보다 리액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리액션을 잘 맞추면 전체 장면이 살아나고 작품이 살아날 수 있어요. 내가 돋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박서준이 들려준 ‘브로맨스’의 비결이다.

수사물답게 액션도 실감난다.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화랑’(KBS)에서 익혀둔 액션 감각을 요긴하게 써먹었다. 동작을 한두 번 맞춰보면 금세 몸에 붙더라고 했다. 뜻밖의 장애물은 강추위였다. “도저히 날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한겨울 오밤중에 티셔츠 차림으로 달리고 또 달렸어요. 관절도 아프고 작은 실수에도 부상 위험이 있으니 더 조심해야 했어요.”

박서준(오른쪽)은 ‘청년경찰에서 강하늘과 찰진 호흡을 선보인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서준(오른쪽)은 ‘청년경찰에서 강하늘과 찰진 호흡을 선보인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종방한 ‘쌈, 마이웨이’(KBS)부터 ‘그녀는 예뻤다’(MBC) ‘마녀의 연애’(tvN) ‘따뜻한 말 한마디’(SBS) 같은 로맨스 드라마에서 유난히 돋보였던 박서준을 떠올린다면 ‘청년경찰’에서의 박서준이 꽤 색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마따나 “멍청하고 과하게 순수한” 기준을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웃기려고 하면 오히려 억지스러울 수 있어요. 상황에 맞게 최대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습니다. 그런 호흡들이 쌓여서 재미와 웃음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박서준은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 너무 싫어한다”고 했다. ‘쌈, 마이웨이’의 고동만도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남자사람친구’라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어떤 캐릭터든 대사와 표정에 생생한 ‘생활감’이 실린다. 박서준은 “평범하게 보낸 스무 살”에서 이유를 찾았다. 10대 때 연기를 시작한 또래 배우들과 달리, 그는 군대까지 다녀온 뒤 스물 넷 나이에 드라마 ‘드림하이2’(KBS)로 데뷔했다. “남들처럼 똑같이 수학여행도 가고, 방학엔 학원도 다니고, 대학 때는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어요. 10대 때부터 20대 초반에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죠. 딱 하나, 미팅만 빼고요.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 ‘평범함’을 표현해야 할 때 도움이 돼요. 늦은 데뷔가 단점만은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연기학원에 등록하면서 들었던 말도 “너무 늦었다”는 얘기였다. 박서준은 “인기나 돈을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니 길게 보자” 결심했다고 한다. 군대를 제대한 뒤 오디션에서 연거푸 낙방할 때도 웨이트 트레이닝, 합기도, 검도, 복싱을 배우며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았다. “시기가 안 왔을 뿐 늦은 출발이란 없다”고 자신을 북돋으면서 말이다.

촉망 받는 배우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는다. “앞으로 3년간 쉴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앞으로 어떻게 나를 채워가야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선택의 무게감이 점점 크게 다가옵니다. 좋은 배우가 돼 가는 과정이겠죠?”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박서준은 ‘청년경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일부러 영화를 보지 않았다. “설레는 기분을 아껴두고 싶었다”고 한다. 최지이 인턴기자
박서준은 ‘청년경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일부러 영화를 보지 않았다. “설레는 기분을 아껴두고 싶었다”고 한다. 최지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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