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가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작년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 기록하고.’
최악의 수출지표가 발표된 1일, 청와대의 ‘2월 경제정책 브리핑’에 담긴 최근 경제상황 요약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경제 위기론을 거듭 강조하던 기류에 비추면 지나친 견강부회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안종범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최근 경제 동향을 매우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전기대비 0.6%)이 3분기(1.3%)보다 하락했으나, 이는 3분기에 수치가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3ㆍ4분기를 합친 하반기 평균 성장률은 1%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을 웃돌 뿐 아니라 1년 전과 비교해서도 3.0%의 준수한 성장세라는 것이다. 또 작년 실질소득(GDI) 증가(6.4%)에 힘입어 4분기 민간소비가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1.5%)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고용 분야에선 작년 12월 취업자수가 50만명 가까이 크게 늘었고 지난해 고용률(65.7%)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청년고용률(41.5%)도 2008년 이후 최고였으며 청년실업률은 연초 10%를 웃돌다 4분기에 8.0%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또 1년 전보다 18.5% 급감한 1월 수출도 저유가 심화와 세계수요 부진에 따른 단가하락(-14.0%)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틀린 수치를 제시한 건 아니지만 최근 전반적 경제상황에 비춰 지나치게 밝은 면만 부각시켰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당장 ▦잠재성장률을 밑돈 작년 연간 성장률(2.6%) ▦연초부터 악화되는 금융시장 불안과 소비심리 ▦고령층 중심의 ‘생계형’ 취업 증가 같은 우려 요소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 최근까지도 대통령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절체절명의 순간” “절박한 심정”같은 표현으로 현 시점이 위기 상황임을 강조했던 청와대의 기류와도 어긋난다. 필요에 따라 위기론과 낙관론을 오간다는 느낌 또한 피하기 어렵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낙관론에 근거한 정책은 대응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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