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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안 하고 떠난 트레킹…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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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안 하고 떠난 트레킹…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나요

입력
2015.09.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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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도 고생한 족저근막염…폐경기 여성들 발병 확률 높아

아침에 일어나 첫 발 디딜 때 '악' 소리 나면 전문의 찾아야

40대부턴 운동 전에 발 마사지를

족저근막염이 만성화 돼 발뒤꿈치 뼈에 뼈조각이 자라난 환자 엑스레이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족저근막염이 만성화 돼 발뒤꿈치 뼈에 뼈조각이 자라난 환자 엑스레이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가을을 맞아 등산이나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는 40~50대라면 등산복 패션보다 자신의 발바닥 건강상태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등산 도중 족저근막염에 따른 발바닥 통증으로 수려한 경치를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걷기조차 불편할 정도로 발바닥통증이 발생하는 족저근막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가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발바닥통증을 호소하는 족저근막염 환자가 2009년 6만5,000명에서 2014년 18만62명으로 증가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가을에 등산 등 야외활동 후 발바닥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들이 많다”면서 “가을철에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거나 장시간 무리해서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족저근막은 중골(calcaneus)라 불리는 발뒤꿈치 뼈부터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 발가락 기저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 띠이다. 발바닥에 끈과 같은 구조의 근막으로 활 모양의 아치(arch)를 이루고 있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노면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해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보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족저근막이 손상돼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악’소리가 날 정도로 발꿈치 통증이 심하거나 장시간 앉았다 일어날 때 발꿈치에 통증을 느끼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20~30대 하이힐ㆍ플랫슈즈 착용도 문제

족저근막염은 남성보다 여성, 특히 40대 중반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폐경기와 족저근막염의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변화와 노화현상에 의해 상대적으로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학준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족저근막을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이 변성돼 뻣뻣해지고 탄력이 떨어져 족저근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족저근막염에 걸릴 확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신발 때문이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20대부터 하이힐이나 플랫슈즈를 즐겨 신은 여성이 40대 중반 이후 족저근막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경고한다. 김형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족저근막은 활시위처럼 보행 시 당겨졌다 풀리기를 반복하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아킬레스건이 수축돼 뒤꿈치를 당겨 족저근막이 계속해서 긴장상태를 유지, 비정상적으로 부하가 가해져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족저근막이 팽팽해진 상태에서 하이힐을 벗고 맨발이나 굽이 낮은 신발을 착용해 보행을 하면 족저근막이 찢어지거나 늘어나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젊었을 때는 족저근막이나 아킬레스건이 탄력성이 좋아 괜찮지만 40대 이후 섬유조직이 노화돼 탄력이 떨어지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이힐 뿐만이 아니다. 굽이 없는 플랫슈즈를 신으면 하이힐과 반대로 족저근막이 계속 늘어나 염증발생의 원인이 된다. 이동연 교수는 “가급적이면 굽이 두툼하고 깔창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족저근막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발바닥에 밀착된 신발은 삼가야 한다”고 했다. 젊은 층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동연 교수는 “젊은이들은 족저근막 탄력성이 좋아 족저근막염에 걸릴 확률이 낮지만 젊다 해도 평소 스트레칭을 잘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족저근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40대 이후 마라톤이나 조깅 등 발바닥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시작한 중년 남성들도 족저근막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중년 남성의 경우 배구 농구 에어로빅 등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격한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했다. ‘국보급 센터’로 이름을 날린 방송인 서장훈 씨가 농구선수시절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손주를 돌보고 있는 어르신들도 조심해야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손주를 돌보다 족저근막염에 걸린 이들도 많다”면서 “무리하게 아기들을 업거나 안아주면 충격이 발바닥에 전해져 족저근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해도 족저근막염에 걸릴 수 있어 평소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 치료 후 꾸준히 발 관리 필수

족저근막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평소 많이 걷거나, 무리한 운동을 했을 경우 스트레칭 등으로 발을 관리하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걸리면 재발위험이 높아 평생 애를 먹이는 질환이기도 하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발바닥 통증이 시작됐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병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면서 “치료 후 관리부족으로 다시 재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주의를 요했다. 김형년 교수는 “초기에 증세가 호전돼도 3개월 정도는 지속적으로 스트레칭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금방 상태가 악화돼 최악의 경우 족저근막 절개술 등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규선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통증이 심하거나 만성이 된 경우에는 체외충격파 시술을 통해 치료 한다”면서 “최소 1년 정도 보존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족저근막의 일부를 제거하는 족저근막절제술, 관절경 족저근막절제술 등 수술적 방법을 동원 한다”고 했다.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도 족저근막증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동연 교수는 “아동, 청소년기에 체육시간까지 줄이면서 학업에 매달려야 하고 20대부터 직장에서 경쟁하느라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하다가 40대 후반이 돼야 몸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족저근막염에 걸리는 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40대 이후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욕심을 부려 선수 수준으로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거나 무리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여성의 경우 40대 이후 정신적ㆍ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여행, 등산 등을 즐기다 족저근막염에 걸리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평소 운동, 등산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고 당부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m@hankookilbo.com

●족저근막염 예방하려면

▦ 스트레칭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 방법으로 앉은 자리에서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아픈 발과 같은 쪽의 손으로 엄지발가락 부위를 감아 발등 쪽으로 올리면 발바닥의 근막과 아킬레스건이 단단하게 스트레칭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반대쪽 손가락으로 단단하게 스트레칭이 된 족저근막을 마사지 해주면 효과적이다. 감아 올리는 동작은 천천히 시행하며 한 번 스트레칭 시간은 5분 정도 유지해야 한다. 하루에 10회 이상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걷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

▦엄지발가락 상하운동

엄지발가락을 크게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책상에 앉아 엄무를 하면서,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면서도 운동할 수 있어 효과가 좋다.

▦서서 하는 장딴지 스트레칭

벽을 향해 서서 눈높이 위치에서 양손을 벽에 댄다. 부상당한 다리를 뒤에, 부상당하지 않은 다리를 앞에 두고 다리를 벌린다. 부상당하지 않은 다리의 발은 바닥에 고정하고, 부상당한 다리의 발을 비둘기발과 같이 약간 안쪽으로 한 채 몸을 천천히 벽 쪽으로 기대면서 뒤쪽 장딴지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은 15~30초간 유지하고 같은 동작을 3회 반복한다.

▦냉동 캔 발로 구르기

냉동실에 주스나 커피 캔을 열린 후 캔 위에 아픈 발의 발바닥을 대고 뒤꿈치에서 가운데 장심까지 앞뒤로 굴린다. 한쪽 당 20분 동안 반복한다. 냉동 캔 발로 구르기는 취침 전 서서 하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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