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등 제조업 기반 도시 실업률↑
GM 철수 앞둔 군산은 이미 2.5%
경남 거제시는 ‘완전고용’의 도시였다. 죽도ㆍ옥포국가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거제 경기를 이끈 쌍두마차였다. 조선업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기 전인 2014년 상반기만해도 실업률은 0.4%에 불과했다. “동네 개도 1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거제의 영광도 이젠 빛이 바랬다. 거제시에 따르면 2015년 12월 9만2,164명(375개 업체)에 달했던 조선업계 근로자 수가 지난해 12월엔 5만4,136명(270개)으로 쪼그라들었다. 2년 새 4만명 가까운 이들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21일 통계청의 ‘2017년 하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에 따르면 거제시의 지난해 하반기 실업률은 6.6%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시 지역 평균 실업률 3.5%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거제시의 실업률은 조선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2016년 하반기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거제 외에도 주로 제조업 공장이 밀집한 곳의 실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시 지역에서는 거제 다음으로 경남 통영시(5.8%)와 경기 안산시(5.3%)의 실업률이 높았다. 통영 역시 조선업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이다. 이 지역 중형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은 정부의 회생 방안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반월ㆍ시화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조립 금속, 자동차ㆍ기계 부품, 전자ㆍ전기부품 등을 주력 산업으로 삼고 있는 안산은 ‘반도체 특수’를 제외하고 제조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활력을 잃었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외환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GM 철수설이 돌고 있는 전북 군산시도 실업률이 지난해 상반기 1.6%에서 하반기 2.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한국GM 영향보다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폐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산 경기 침체 여파로 인접 지역인 익산시 실업률도 같은 기간 1.0%에서 2.0%로 두 배 뛰었다.
한편 시 지역에서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 서귀포시(69.9%)였다. 군 지역에서는 경북 울릉군(82.8%)이 돋보였다. 두 지역은 관광산업 및 연계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이 골고루 발달한 곳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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