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1일 갤럭시노트7 단종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부터 갤럭시 노트7에 대한 교환ㆍ환불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가 떠 안게 될 손실이 얼마나 될 지가 관심사다. 전 세계적으로 185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 등 직접적 비용뿐 아니라 계열사와 협력사 피해 및 단종으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총 손실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게 업계 추정이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실시된 1차 리콜(150만대)로 이미 발생한 비용만 1조원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교환ㆍ환불 물량은 1차 리콜보다 많아 비용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1조원을 훨씬 웃도는 직접적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재고 처리 비용과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수도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물량 규모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판매 중단으로 인한 4분기 기회 손실 비용은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1차 리콜까지 포함하면 총 손실 규모가 3조원 안팎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내년 3월로 예상되는 갤럭시S8이 출시되기 전까진 유일한 최신 프리미엄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적어도 앞으로 6개월 간은 구형폰과 중저가 라인업으로만 실적을 메워야 한다. 구형폰의 경우 신제품이 아닌 만큼 다른 회사 제품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생산을 위해 이미 주문해 둔 부품에 대한 보상도 고려해야 할 비용이다. 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린 단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장의 큰 피해는 없지만 이미 생산을 마친 부품에 대해선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 관계자는 “재고를 많이 짊어진 상황이 아니어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발주 받은 만큼 추가로 생산해 둔 물량이 재고가 돼버렸기 때문에 삼성과 추후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발주 주체의 책임 있는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가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데다 갤럭시 노트7과 공통 부품도 적지 않은 만큼 갤럭시S7 출하량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재고 보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예기치 않았던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 경우 손실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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