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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아빠' 뺑소니범, 아내가 신고 후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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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아빠' 뺑소니범, 아내가 신고 후 자수

입력
2015.01.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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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죄 짓고 못산다. 죄송하다" 사고 발생 19일만에 자수

청주 차량등록사업소 직원 댓글에 '윈스톰 차량' 수사 실마리

화물차 기사 일하던 피해자 임신 아내 줄 크림빵 들고 귀가하다 사고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가 29일 오후 11시 8분께 경찰에 자수, 조사를 받은뒤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가 29일 오후 11시 8분께 경찰에 자수, 조사를 받은뒤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크림빵 아빠’ 강모(29)씨 뺑소니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29일 경찰에 자수해 긴급체포됐다. 사건 발생 19일만이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 흥덕경찰서는 29일 오후 11시8분쯤 용의자 허모(38)씨가 경찰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허씨의 부인은 “남편이 술에 취해 사고를 낸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남편을 설득중인데 경찰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신고했다. 허씨의 부인은 ‘용의자의 차량이 윈스톰으로 특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심리적 압박을 느껴 112신고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색 계통의 작업복을 입고 있던 허씨는 이날 밤 경찰의 추적을 피해 잠적했다가 수시간 뒤 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자수했다. 경찰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허씨가 "죄송하다"며 사실상 범행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허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허씨는 자수한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사고가 난 줄 알았지만 사람으로 인지하지 못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 양심의 가책을 안 느낄 수 있었겠나. 죄 짓고 못산다. (심적 부담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수 당일까지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는 허씨는 “좀더 일찍 자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답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사고 지점에서 170m가량 떨어진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숨진 강씨가 걸어간 시간과 윈스톰 차량이 지나간 시간이 정확히 일치하는 점을 확인, 용의 차량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애초 가해 차량이 강씨를 친 뒤 직진해 도주했을 것으로 보고 인근 민간 업소 등의 CCTV를 분석, 흰색 승용차를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으나 화질 상태가 좋지 않아 차량을 특정하지 못했다. 목격자도 없고 현장에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아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인터넷으로 관련 기사를 접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직원이 “우리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이 댓글을 본 흥덕경찰서 수사관들이 지난 27일 차량등록사업소를 방문해 관련 CCTV파일을 분석, 용의 차량을 특정할 수 있었다.

강씨는 이달 10일 오전 1시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임신 7개월 된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그를 ‘크림빵 아빠’로 부르며 애도했다. 자동차에 조예가 깊은 누리꾼들은 공개된 CCTV동영상을 보고 차종을 분석해 압축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방대 사범대를 나온 강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뒤 아내(26)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고 화물차 운전을 하며 아내의 시험 준비를 뒷바라지 해왔다. 사고 당일도 화물차 운전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가다 변을 당했다.

이 사건이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되자 청주 흥덕서는 특별 수사본부를 꾸려 뺑소니범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청주=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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