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007년 8월 이래 가장 큰 0.5%포인트로 확대됐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함에 따라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감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고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 당장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 금리를 두 차례 올려도 한은이 한 차례 올리면 금리 차는 0.75%포인트 정도다. 이는 과거 최대치(1.0%포인트)보다 작은 것으로, 외국인 자본 유출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국내기업의 20%에 달하는 한계기업은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가계 부채가 1,5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점도 걱정스럽다. 올 들어 영세 자영업자 등 저소득층이 주택대출 규제를 피해 고금리 생계형 대출을 늘리면서 제2금융권 연체율이 치솟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고용 대란과 경기 침체에 더해 금리인상까지 맞닥뜨리게 되면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져 더 냉각될 우려가 크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미국발 금리 인상 충격파가 국내 금융시장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안정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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