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성진우를 난데없이 ‘미혼부’로 만든 종합편성채널(종편) 채널A의 예능프로그램 ‘아빠본색’에 비판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아빠본색’ 측은 15일 배포한 방송 예고 보도자료에 성진우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도자료의 제목도 “가수 성진우, 4개월 된 아들 있다, 폭탄 고백”이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정 출연자인 작곡가 주영훈 배우 이윤미 부부가 성진우를 만나는 에피소드에 이 ‘폭탄 고백’이 등장한다. 주영훈이 성진우에게 결혼을 권하며 아이 키우는 보람에 대해 얘기하자 성진우가 “오래 만난 여자친구가 있다. 결혼은 안 했지만 사실 4개월 된 아들이 있다”고 고백한다. 덧붙여 ‘아들 사진’까지 공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도 했다.
이는 별다른 의심의 여지 없이 성진우가 오래 교제한 여자친구와의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비혼 커플, 동거 커플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사회 분위기에서 성진우의 고백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보도자료가 기사 형태로 나간 뒤 성진우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돌연 반전이 벌어졌다. 성진우가 얘기한 ‘아들’이 사실은 ‘반려견’이었다는 것이다. 성진우 측의 해명이 나온 이후 채널A는 다시 수정 보도자료를 보냈다. 여기엔 “아들 사진을 보여주겠다며 4개월 된 래브라도 리트리버 ‘대운이’의 사진을 공개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처음 배포한 보도자료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핵심을 감춘, 일종의 ‘미끼’였던 셈이다.
네티즌들은 “역대급 어이없네. 대박이다.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들은 뭐가 되냐”(smlo****) “정말 ‘아니면 말고’식 청산하자”(resp****) “노이즈 마케팅으로 시청자 끌려는 수작 이런 프로그램은 더 보면 안 됨”(rega****)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채널A 홍보팀은 “제작진이 성진우에게 사과해 오해를 풀었다”며 “잘못된 보도자료로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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