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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공포' 세계 금융시장 지뢰밭 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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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공포' 세계 금융시장 지뢰밭 위에 서다

입력
2016.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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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뒤 국민투표서 현실화 우려

英 > EU > 세계 경기침체 도미노

연쇄 충격파 예상에 초긴장

中-日 증시 3%대 곤두박질

코스피 공포지수 3개월 사이 최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를 결정지을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가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우세해지면서 영국발(發) 세계경제 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ㆍEU 경기침체 등을 몰고 올 브렉시트는 중국 성장세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세계경제가 맞닥뜨린 기존 위험요인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영국ㆍEU와 교역규모가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한국 역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를 열흘 앞둔 13일 국제금융시장은 브렉시트 우려로 크게 요동쳤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1% 내린 1만6,019.18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지난 4월 28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21% 급락했고, 우리나라 코스피지수(1,979.06)도 1.91% 하락하며 또다시 2,000선을 내줬다.

특히 한 달 뒤 지수 변동성을 예측하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7.04% 오른 15.08을 기록, 올해 3월 2일(15.31)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VKOSPI는 코스피 지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공포지수’로 불린다. 위험자산인 원화의 가치가 약세를 띄면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도 전거래일보다 7.9원 상승한 1,173.4원에 마감됐다. 앞서 10일(현지시간)에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고,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1파운드당 1.4257달러로 전날보다 1.39% 떨어졌다.

국제금융시장이 ‘브렉시트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영국 경기 후퇴→EU 경제 침체→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당장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로 향후 15년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7.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영국의 GDP 감소는 수입물량 축소로 이어져 영국 수출 비중이 큰 아일랜드(17.8%), 벨기에(9.4%), 네덜란드(9%) 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영국인. 로이터 뉴스1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영국인. 로이터 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도 브렉시트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옐런 의장은 지난 6일 한 강연에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가 투자 심리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올 경우, 시장과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량 감소, 경제성장률 하락,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EU 탈퇴)가 발생할 경우 1년 뒤 국내 성장률과 주가가 각각 1.7~2.7%포인트, 16.5~26.5% 떨어지고, 자본유출 규모도 14조~1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스보다 경제규모가 크고, 한국과의 교역량도 많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경우 그 충격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EUㆍ영국 수출 비중은 10.5%에 달한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세계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2011년 남유럽 금융위기를 재발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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