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진 40, 50대 주축
조국ㆍ윤영찬ㆍ조현옥 수석은
임종석 실장보다 나이 많아
“나이ㆍ서열 구애되기보다
자리 맞는 능력 갖췄느냐 중요”
사회 이끌어가는 중추 50대
세대 간 소통 가교 역할도 가능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젊고 개혁적인 성향의 인사들로 꾸려지고 있다. ‘군림하지 않고, 일하는 젊은 청와대’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파격적인 청와대 인선 스타일만 놓고 보면 ‘참여정부 시즌 2’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젊어진 청와대가 국정운영 전반의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11일 발표된 청와대 참모 진용은 4,50대가 주축이다.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만 60대다. 박근혜정부의 청와대가 70대 비서실장을 필두로 시니어 그룹들로 채워진 것에 비하면 확실한 세대교체다.
특히 조국, 윤영찬, 조현옥 수석비서관 3명이 모두 임종석 비서실장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파격적이다. 지금까지 통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가장 연장자이고 수석은 실장보다 연배가 아래인 사람들로 채워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이나 서열에 구애 받기 보다는 그 자리에 맞는 능력을 갖췄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 아니겠냐”고 했다.
세대 교체뿐만 아니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통상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았던 총무비서관에 예산 재정 전문가인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부터 원칙과 시스템을 중시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인사수석에 여성을 기용한 것도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인사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젊어진 청와대는 국정 쇄신 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참여정부 근무 시절 40대였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구태의연하지 않은 생각을 시도하다 보면 그 자체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참모들이 젊어지면 대통령도 따라 젊어지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중추가 50대인 만큼 소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참여정부 시절엔 40대가 주축이었는데 지금은 한 10년은 올라가지 않았냐”며 “50대는 기업으로 치면 부사장, 관료사회에선 차관급으로 가장 왕성하게 움직이는 세대로 민간과 정부 조직과의 소통 능력을 키우고 40대와 60대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거 청와대 수석들이 장차관을 호출하고 인사까지 주무르며 부처를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켰다면 이제는 청와대 참모그룹이 솔선수범해서 먼저 찾아 다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전 지사는 “청와대 왕실장 왕수석이 아니라 총리와 내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선 참여정부 386 참모그룹의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청와대 참모진의 일단만 드러난 상황에서 향후 인사에서 문 대통령 측근들이 대거 포진될 경우 참여정부 때와 유사한 ‘386 코드 인사’나 ‘그들만의 리그’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제 386이 586이 됐다. 세월이 흐른 만큼 세대의 경륜도 쌓였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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