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이란이 IS의 다음 주요 타깃이 될 3가지 이유

입력
2017.06.23 20:00
0 0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부터)과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 이브라힘 알 자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20일 수도 테헤란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 자리에서 이라크 정부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성과를 치하하면서 "이라크가 사분오열돼 공격할 때만을 기다리는 미국을 절대 믿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부터)과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 이브라힘 알 자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20일 수도 테헤란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 자리에서 이라크 정부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성과를 치하하면서 "이라크가 사분오열돼 공격할 때만을 기다리는 미국을 절대 믿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서부 케르만샤에서 중거리 탄도탄을 발사,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시험 발사했던 ‘줄피카도’형 미사일 6개가 이번에도 등장, 이라크 상공을 가로질렀다. 이란으로서는 1988년 이란ㆍ이라크 전쟁 이래 29년 만에 단행한 국경 밖 미사일 발사이나, 이후 이란이 IS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발사가 앞서 7일 발생한 IS의 테헤란 공격에 보복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의 ‘진짜’ 의도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목을 죄어오고 있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 SU-22를 격추시킨 후 약 4시간 만에 발생했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두 공격 사이에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진의를 거듭 드러냈다. “경험 없는 훌리건(난동꾼)들은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얼굴에 한 방 맞아야 정신차리게 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했다.

이란은 점차 시리아전과 이라크전에 깊이 관여하며 수니파 극단주의자들의 적개심을 키우고 있다. 그 중심에도 혁명 수비대가 있다. 혁명수비대 내에서도 최정예 대원이 소속된 쿠드군의 사령관 카심 솔레이마니 소장은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를 사실상 총지휘하며 대IS 작전에 관여해 왔다. 이라크와 시리아 전선 곳곳에서 그의 모습이 포착된 것만으로도 이란이 자국과 이라크ㆍ시리아ㆍ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을 개시했음을 말해준다.

IS가 이란 공격을 감행할 만한 또다른 이유는 알카에다와 IS의 결별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중추 세력인 알카에다는 오랫동안 이란과 모종의 거래를 이어왔다. 알카에다 내 이란 불가침 방침이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알카에다 지도부는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을 오가는 지하디스트들의 비밀 경로인 이란에 은신처를 두기도 했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종파가 다른 두 진영이 나름의 계약 관계에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2014년 2월 알카에다와 IS가 공식 결별한 이후 IS 진영에선 이 방침을 따를 이유가 없어졌다. 그해 5월 시리아의 IS 대변인 아부 무하마드 알 아드나니(2016년 사망)는 “우리가 이란을 공격하지 않은 것은 알카에다의 요청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란에 ‘피의 숙청’을 가할 수 있음에도 분노를 꾹 눌러”온 것은 “알카에다가 이란 내에서 (보장 받는) 안전, 이해관계 그리고 공급로 유지 방침에 나름 따라줬다”는 뜻이다. IS가 현재 이러한 옛 규칙에서 일탈했다는 사실은 최근 잇따른 시아파 공격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란 내 소수파인 수니파 변수도 남아 있다. 이란 수니파는 약 3~8%정도로 추산된다. 이란 쿠르드족과 남서부 쿠제르스탄의 ‘아흐와지 아랍인’, 동남부 시스탄ㆍ발로치스탄 지역의 발로치 등이다. 올해 3월 IS가 이란 공격을 예고하며 배포한 동영상에는 이들 세 지역 출신 인물들이 모두 등장했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이란 난민들이 세 수니파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이곳에서 저강도 수니파 무장반군 활동이 지속되는 것도 차별의 현실을 방증한다. 차별은 극단주의의 자양분으로 작용, 머지 않은 시점에 이란의 안보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