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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엔 제주…한라산 단풍 명소는 바로 여기!

입력
2017.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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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관음사코스 왕관릉 단풍.
한라산 관음사코스 왕관릉 단풍.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기상정보업체에 의하면 한라산의 경우 지난 16일 첫 단풍이 들기 시작해 29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첫 단풍은 산의 20% 가량, 절정은 80% 이상 단풍이 들었을 때를 기준으로 삼는다.

한라산이 있기에 한국의 가을이 2주 가량 늦춰진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차차 내려가는 단풍의 특성상 한라산에서는 11월 중순까지도 가을을 느낄 수 있다. 미처 단풍산행을 가지 못해 아쉬운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곳이기도 하다.

단풍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단풍나무로 부르는 것은 잎이 다섯에서 일곱 갈래로 갈라지고, 그 갈래 사이에 톱니처럼 작은 결각이 있다. 당단풍은 잎이 아홉에서 열 한 갈래, 고로쇠나무는 다섯에서 일곱 갈래로 차이를 보인다. 제주도에는 단풍나무가 주를 이루지만 당단풍과 고로쇠나무도 자생하고 있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기상조건, 즉 온도 햇빛 그리고 수분의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우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야 하는데, 영하로 내려가면 안 되고 하늘은 청명하고 일사량이 많아야 한다. 너무 건조하지 않아야 하고 알맞은 습도도 유지해야 한다. 추우면서 비가 오면 나뭇잎이 충분히 물들기 전에 떨어지고 너무 건조할 경우 나뭇잎이 말라 고운 단풍을 보기 어렵다.

영주십경 영실 단풍
영주십경 영실 단풍
영실기암은 대표적인 한라산 단풍 명소다.
영실기암은 대표적인 한라산 단풍 명소다.

한라산 단풍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영실기암이다. 영주십경의 하나인 영실은 병풍바위와 오백나한 등 기암괴석이 가득하다. 이와 어우러져 붉게 물든 모습이 한라산 단풍 중 최고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영실과 달리 관음사코스는 탐라계곡을 끼고 등산로가 이어지기 때문에 긴 구간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삼각봉 주변과 장구목 능선, 그리고 용진각 현수교 너머의 왕관릉은 백록담 북벽의 웅장함과 어우러져 한라산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관음사코스는 등산로가 8.7km에 달하고 경사가 심해 전문산악인들은 좋아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대부분 이 코스를 회피하는데, 백록담으로 향하는 등산객이 성판악코스로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약간 힘들더라도 관음사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붐비지 않고 호젓해 한라산의 참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비상의류 지참은 필수다.

관음사코스 탐라계곡 단풍
관음사코스 탐라계곡 단풍
관음사코스 장구목 능선
관음사코스 장구목 능선
어리목코스 단풍
어리목코스 단풍
골머리오름 단풍
골머리오름 단풍

이밖에 치도라 불리는 천아오름계곡과 천왕사와 석굴암이 있는 골머리오름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단풍 명소다. 천아오름계곡은 1100도로 어승생 제2수원지에서 서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면 나타나는 계곡으로 상류는 어리목골이고 하류는 광령계곡을 거쳐 광령천으로 이어진다.

천왕사의 경우 뒤편 골머리오름 바위와 더불어 펼쳐지는 단풍, 그 아래 다소곳이 들어선 대웅전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져 산사의 가을 분위기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천왕사 입구에서 40분 가량 걸어야 하는 석굴암 가는 길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5ㆍ16도로의 숲터널을 권하고 싶다. 붉게 물든 단풍이 터널을 이뤄 가을에 가장 멋있는 길이다. 이밖에 사려니숲길도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산책로 중간에 계곡이 있어 조용한 가운데 가을 색의 참 맛을 즐길 수 있다. 참나무 종류가 많은 한라산 등산로에 비해 숲터널이나 사려니숲길에는 단풍나무와 고로쇠나무 등이 주를 이뤄 더 아름답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hallasan19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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