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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일어난 열차 사고, 구의역 참사 교훈 벌써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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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일어난 열차 사고, 구의역 참사 교훈 벌써 잊었나

입력
2017.12.15 19:4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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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배수로 안전망 설치 공사를 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14일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노량진역에서 정비사가 열차에 치여 숨진 지 6개월 만에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난 것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껏 드러난 것에서만도 적지 않은 문제가 보인다. 무엇보다도 피해자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파견됐는데 철도 공사를 한 경험은 없다고 한다. 위험한 철도 일을 무경험자에게 맡긴 것부터 적절성 논란을 부를 만하다. 게다가 작업자는 안전교육조차 받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됐다고 하니 공사를 발주한 코레일과 공사를 수주한 시공업체의 사전조치가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사고 지점이 작업중지구간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작업중지구간에서는 선로의 유지와 보수 작업 도중에는 열차 운행을 멈춰야 한다. 그런데도 배수로 안전망 설치는 선로 공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열차가 운행하는 가운데 작업이 이뤄지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시공업체와 역 사이에 사전 협의가 없고 그 바람에 온수역이나 인근 오류동역 모두 사고 당시 작업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을 생각하면 결국 지난해 5월 구의역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스크린도어 작업을 하던 김군 역시 비정규직 신분으로 열차가 오가는 조건에서 일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때도 해당 역사 및 열차와 사전 연락 체계가 제대로 갖춰졌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도 이번에 철도 사고가 다시 일어난 것은 우리 사회가 구의역 참사의 교훈을 허투루 받아들였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선로 공사를 할 때 열차를 전면 차단하는 등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차가 오가는 가운데 선로 작업을 하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대책이다.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승객들도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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