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등록대수 중 36% 차지
장점 많아 도민들 구입 급증
택시에 렌터카까지 흔한 일상
제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성훈(45)씨는 지난해 1월 전기자동차를 구입했다. 당초에는 일반 승용차를 구입하려 했지만 주위에서 전기차를 타고 있던 지인들의 만족도가 높아 전기차를 선택하게 됐다. 1년 넘게 전기차를 운행한 결과 김씨도 대만족이었다. 우선 차량 유지비가 엄청나게 줄었다. 예전 타고 다녔던 승용차의 한달 유류비가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가 들었지만 전기차 충전비는 한달에 1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또 충전이 불편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퇴근하고 집 옆에 설치된 완속충전기로 충전하면 다음날 하루종일 차량을 운행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차량 소음도 거의 없고, 1년에 한두번 엔진오일 등을 교체할 필요도 없는 등 김씨는 전기차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전기차 천국’ 제주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자동차 1만대 시대를 열었다. 육지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전기차가 제주에서는 전기차 택시에 렌터카까지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일상이 됐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도내 등록된 전기차 누적대수는 1만6대로 집계됐다. 도가 2013년 민간 보급 사업을 시작한 이후 5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연도별 등록 현황을 보면 2013년 302대를 시작으로 2014년 674대, 2015년 2,369대, 2016년 5,629대, 2017년 9,206대 등 매년 급증세를 보였다. 이 중 도민에게 보급된 물량 비율이 71.5%로 가장 많고, 렌트카 22%, 공공기관 3.6%, 택시 2.3%, 버스 0.6% 등이다. 또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가 99.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시도별 전기차 등록 현황을 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제주가 9,983대로, 전체 등록대수의 36.4%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4,911대(17.9%)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많다. 또 제주지역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가 전국의 2.2%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제주의 전기차 비중은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제주가 전기차 선도도시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도의 적극적인 보급정책에 따라 전기자동차 구입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 구축도 빠르게 이뤄지면서 전기차를 선택하는 차량 운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으로 도내에 구축된 개방형 전기차 충전기는 급속 334기와 완속 361기 등 모두 695기에 이른다. 여기에 개인용 충전기 7,589기까지 포함할 경우 총 8,284기가 설치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도는 전기차 1만대 돌파를 기념해 오는 17일 제주시 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에서 ‘전기차 1만대 돌파 기념 페스티발’을 개최할 예정이다.
김현민 도 경제통상일자리국장은 “제주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차 1만대 시대에 진입했다”며 “이제는 전기차 보급을 넘어 전기차로 파생되는 다양한 산업과 문화, 관광 등이 융합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제주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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