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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생산조정·강관 사업재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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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생산조정·강관 사업재편 필요”

입력
2016.09.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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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후판 생산량을 조정하고 강관도 한계 기업을 자연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철강업계의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세질 지 주목된다.

한국철강협회가 28일 일부 공개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국내 철강업계 경쟁력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판재류, 후판, 봉형강, 강관 등 4개 철강 제품군 중 후판과 강관이 공급과잉 품목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철강수요는 2030년까지 연 1%대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이 생산 능력을 축소한다고 해도 2020년에도 7억~12억톤의 조강생산능력 과잉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심은 보고서가 제시한 업체별 구체적인 감축 규모와 사업재편 및 M&A 모델이었다. 그러나 협회는 이날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도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이나 건설용 철강재 등에 주로 쓰이는 후판의 사업재편이 시급하다는 데엔 동의하고 있다. 2000년대 조선업 발전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지만 세계 경제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값싼 중국산 공세로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후판은 포스코가 4곳, 현대제철 2곳, 동국제강 1곳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능력도 1,249만톤이나 된다. 그러나 지난해 실제로 생산된 건 943만톤이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제3차 산업구조조정분과회의에서 “기존 생산중단에 더해 후판설비 감축 및 매각 등 선제적인 설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업체간 M&A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수출입은행도 대형 철강기업끼리 합병한 중국 사례를 예로 들며 후판 과잉설비 해소방안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합병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러나 업계에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체별로 이해 관계가 팽팽히 맞서는데다 ‘단순 감산’만 할 경우 결과적으로 연간 250만톤 규모인 중국산 후판 수입만 늘어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고 현대제철도 일관생산체제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 각각 세계 4위, 13위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 양사가 합병할 유인책이 없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이미 포항공장 2곳을 폐쇄한 상태다.

철강업체들 간 빅딜을 통해 각자 경쟁력 있는 제품군으로 특화하는 방안도 나오지만 이 역시 민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보고서는 내부가 빈 봉 형태로 일반배관 송유관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강관(파이프 등) 역시 다수 업체가 난립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는 세아제강(생산능력 158.3만톤) 휴스틸(78만톤) 현대제철(75만톤) 일진제강(30만톤) 금강공업(28만톤) 하이스틸(24.7만톤) 동양철관(20만톤) 등 10개 업체로, 총 생산능력이 450만톤정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어려운 중소업체를 M&A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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