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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축제+역사+희망' 결승전이 남긴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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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축제+역사+희망' 결승전이 남긴 세 가지

입력
2017.06.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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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20 월드컵 현장/사진=KF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흥겨운 파도타기 응원이 장관을 이뤘다. 멋진 플레이나 슛이 나올 때마다 경기장은 떠나갈 듯 우레와 같은 관중들의 함성 소리로 들썩였다.

최대 4만2,655명을 수용하는 구장의 '4분의 3'을 채운 3만346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온전히 축구 그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국식의 흥에 넘치는 응원 문화를 마음껏 뿜어내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다양한 피부 색깔의 많은 외국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이채로운 광경을 연출했고 구장 내 매점은 경기 내내 늘어선 긴 줄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 12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3ㆍ4위전과 결승전이 연이어 벌어진 수원월드컵경기장의 풍경이다. 한국이 없는 U-20 월드컵 결승전이 한국 경기에 버금가는 흥행과 관전 문화로 히트를 쳤다.

선수들은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가 맞붙은 결승전은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빠른 공수 전환과 찬스만 나면 빈틈을 파고들며 치고받는 양상이 숨 가쁘게 전개돼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결승전은 반드시 한국이 아니라도 한반도에서 국제 대회가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의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에도 커다란 족적을 남기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잉글랜드는 전반에 얻은 도미닉 칼버트-르윈(20ㆍ에버튼)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베네수엘라를 이겼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U-20 월드컵에서 처음 정상에 섰다. FIFA가 주관한 대회에서는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1년만이다. 감격에 겨운 폴 심슨(51) 감독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며 "전 세계 잉글랜드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 잉글랜드의 성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망주들의 국제적 성장 과정이라는 미션 아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은 기꺼이 선수 차출에 동의했고 감독은 통 큰 선수 로테이션으로 화답했다. 심슨 감독이 "마커스 래쉬포드(2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몇몇 선수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빠졌음에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노력으로 결국 우리는 해냈다"고 큰 소리를 칠 법했다.

벌써 잉글랜드에서는 '신(新) 황금세대'라는 말이 나온다. 영국 데일리 미러는 앞으로 EPL을 빛낼 U-20 월드컵 우승자 5명을 꼽으며 향후 국제무대에서의 잉글랜드 축구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 명단에는 결승전 골의 주인공인 칼버르-르윈과 도미닉 솔란케(20ㆍ첼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비록 석패했지만 베네수엘라에게도 값지고 의미 있는 준우승이었다. 경제 파탄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멀리 한국 땅에서 들려온 U-20 대표팀의 거듭된 선전에 귀를 기울였고 힘을 얻었다.

라파엘 두다멜(44) 감독과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은 베네수엘라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이런 반응은 약자에게 관대한 한국인들의 성향과 앞서 한국을 이긴 잉글랜드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두다멜 감독은 "홈에서 경기한다고 느끼게 해준 한국 관중들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우승컵을 가져가고 싶었으나 이를 계기로 한 발짝 더 발전하리라고 기대한다. 이른 새벽 시간에도 응원해준 많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내일부터는 다시 희망차게 시작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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