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간 타오른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25일 밤 꺼졌다. 대회 마지막 날 한국 여자 컬링과 남자 봅슬레이는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해 종합 7위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종합 4위(금메달 8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 따낸 17개 메달은 2010년 밴쿠버 대회(14개)를 훌쩍 넘어서는 역대 최다이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편중됐던 메달 종목을 스켈레톤, 스노보드, 컬링, 봅슬레이 등으로 확장한 건 큰 소득이다.
당초 평창올림픽은 북핵 위기가 고조된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에 흥행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은 북한 선수단이 우리 선수들과 11년만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을 하고,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평창올림픽은 안전 우려를 불식하고 ‘평화 올림픽’을 구현해 냈다.
북한의 참가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성공적인 흥행을 일궈내는데 한 몫을 했다. 대회 기간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12개 경기장을 찾는 등 입장권 판매율은 98%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도 매끄러웠다. 자원봉사자 1만5,000여명은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정성을 다했고, 관람객들은 종목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외신들도 평창올림픽이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스마트 올림픽’, 테러 위험 없는 ‘안전 올림픽’, 철저한 도핑 검사로 약물 없는 ‘클린 올림픽’이었다고 호평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참석한 가운데 어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의 주제는 ‘미래의 물결(Next Wave)’이었다. 우리 전통 색채와 현대 아트가 결합한 옴니버스 형식의 춤과 미술, 영상 등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남북 선수단은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각국 선수단, 자원봉사자, 관람객들과 함께 올림픽 정신 아래 감동적인 마무리를 연출했다.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에너지를 한데 모은 국민적 열기와 우리 선수들이 땀과 눈물로 일궈낸 성취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평창에서 구현된 평화의 정신이 지구촌의 더 나은 미래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새로운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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